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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채널A, 가까스로 조건부 재승인

기사등록 : 2020-04-2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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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없는 재승인" vs "재승인 조건 강화" 대립
2시간여 토의 끝에 TV조선·채널A 조건부 재승인

[과천=뉴스핌] 나은경 기자 = TV조선이 방송통신위원회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에서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다. 앞서 과락없이 심사 기준점수를 넘긴 채널A도 재승인을 받았지만, 향후 취재윤리 위반과 관련된 조사진행 상황에 따라 재승인 처분이 취소될 수 있는 '철회권 유보' 조건이 붙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일 제20차 전체회의를 열고 2시간여에 달하는 토의 끝에 TV조선 3년, 채널A 4년의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했다.

이날 전체회의는 TV조선과 채널A의 조건없는 재승인을 주장하는 야당 추천 상임위원 안형환 위원과 다른 3명의 상임위원간 견해차이로 찬반이 팽팽하게 오갔다.

◆'종편 수호자'로 나선 야당 추천 상임위원

[과천=뉴스핌] 윤창빈 기자 = 안형환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20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제20차 위원회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4.20 pangbin@newspim.com

이날 방통위 사무처는 재승인 기준점수를 넘겼지만 중점심사사항인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의 실현 가능성과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 항목에서 과락이 된 TV조선(조선방송)에 3년의 승인 유효기간을 부여했다. 과락없이 심사 기준점수를 넘겼던 채널A(채널에이)는 항후 소속 기자의 취재윤리 위반에 대한 조사 진행 상황에 따라 재승인 처분이 취소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아, 4년의 승인 유효기간을 부여했다.

이에 대해 안 위원은 "방송사업자 재허가·재승인 사전 기본계획에 사업자의 심사 총점이 1000점 만점에 700점 이상이면 5년, 650점 이상 700점 미만이면 4년, 650점 미만은 3년으로 규정하고 과락시 유효기간을 줄인다는 단서는 없었다"며 "TV조선의 재승인 기간을 3년으로 설정한 법적근거가 어디에 있느냐"고 방통위 실무진을 질책했다. 기본계획에 명시되지 않은 규정으로 유효기간을 축소하는 것은 법적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반면, 허욱 상임위원을 비롯한 위원들은 재승인 거부까지도 가능한 정도의 중점심사사항에서 과락한 TV조선과, 과락없이 총점 650점을 넘은 다른 사업자들을 변별하기 위해서라도 유효기간의 구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공정성을 중점심사항목으로 평가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해서도 찬반이 팽팽히 맞섰다.

공정성에 대한 논의도 안 위원의 주장으로 시작됐다. "방통위의 모델인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FCC)도 지난 1987년 공정성의 원칙을 폐기했는데 방송의 공정성이 재승인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엄격히 심사해야 할 항목이냐"는 것이다. 안 위원은 공정성의 원칙이 과거 전파의 희소성 때문에 나온 것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다채널 다매체 상황에는 맞지 않다고 봤다. 또 "공정성을 정부가 심사할 수 있는지, 객관적인 심사가 가능한지도 논란거리"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날 전체회의 초반 TV조선의 재승인을 거부해야 한다고 강경입장을 보인 김창룡 상임위원은 "미국에서 공정성이 논란된 것은 맞으나 미국은 우리나라에 없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있어 이런 문제가 생기면 방송사 문을 닫게 할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종편 관리·감독 철저히" 의지 보인 방통위

[과천=뉴스핌] 나은경 기자 = 20일 오후 종편 재승인 의결을 위한 방통위 전체회의를 앞두고 방통위가 위치한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TV조선과 채널A의 종편 재승인 취소를 요구하는 이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0.04.20 nanana@newspim.com

이날 TV조선과 채널A 모두 당장 눈앞의 고비는 넘겼지만 방통위는 양사에 앞으로도 방송의 공적책임과 관련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뜻을 분명히 했다. 채널A와 TV조선의 재승인을 취소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동의가 2주만에 24만건을 넘어선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TV조선은 이날 3년의 유효기간을 두고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지만 3년 후 재승인 심사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재승인을 거부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TV조선은 오는 2023년 심사에서 총점이 재승인 기준점수인 650점 미만으로 나오거나 중점심사사항에서 연속으로 과락이 발생하면 재승인 거부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다만 앞서 전체회의에서 허 위원이 "TV조선이 지난 2017년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을 때도 한 차례만 더 기회를 주려는 분위기였고 (중략) 국민 신뢰를 제고하려면 다음 번 심사 때 TV조선이 다시 종합점수 650점에 미달하거나 중점심사사항에서 과락이 발생하면 재승인을 거부하는 것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한 것과는 달리 실제 주문은 '재승인 거부를 요구할 수 있다'는 표현으로 완화됐다.

이에 대해 양한열 방송정책국장은 "(조건 붙이기 전과 달라진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특별히 의결 주문에 포함시켰다는 것은 방통위의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널A의 경우, 총점이 650점을 넘어 재승인에는 성공했지만 '철회권 유보'라는 단서가 붙었다. 최근 발생한 소속기자의 취재윤리 위반 사건이 심사위원회의 심사 이후 알려져 심사 과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

방통위는 수사기관의 수사결과는 물론 진상조사위원회와 외부자문위원회의 조사·검증 결과로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면 재승인 처분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그 시점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양 국장은 브리핑에서 "진상조사결과가 나오는 시점인지, 수사결과가 나오는 시점인지, 판결이 나오는 시점인지는 방통위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반드시 확정판결이 나오지 않아도 행정청으로서 방통위가 어떤 행위를 할 때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철회권을 발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ana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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