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COVID-19)에 대한 집단면역을 형성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극복할 가능성은 낮으며, 아직 최악의 상황이 끝나지 않았다고 경계했다.
미국과 유럽 등 일부 국가는 항체 검사를 기반으로 경제 정상화를 꾀하고 있고 일부 전문가들은 무증상 감염 후 완치된 인구까지 합치면 집단면역에 승산을 걸어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는데, WHO가 이러한 기대에 찬 물을 끼얹은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돌기) 입체 모형. 이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입해 감염시킬 수 있게 한다. 바이러스 모형 상에서 바이러스 표면(파란색)을 덮고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빨간색)이 인체 세포에 침투해 감염시킬 수 있게 한다. [사진=NIH] 2020.03.31 herra79@newspim.com |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초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감염자 비율이 높지 않다"며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한 인구 비율이 2~3%에 불과해 집단면역을 형성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집단면역은 인구 구성원의 일정 비율 이상이 감염병에 감염된 후 완치돼 항체를 갖게 되면 그 인구 집단 자체가 감염병에 방어력을 갖추게 된다는 개념이다. 의학 전문가들은 총 인구의 60% 이상이 항체를 갖추면 집단면역이 형성된 상태로 간주하고 있다.
일부 국가들이 코로나19가 통제 시점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서서히 봉쇄조치를 해제하고 있는 가운데,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제한조치를 해제해도 전염병 확산이 종료됐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전염병은 봉쇄만이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연구 사례들은 집단면역이 형성될 정도로 항체 인구 비율이 높지 않음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카운티 주민을 대상으로 항체 검사를 실시한 결과, 코로나19 항체를 갖춘 인구는 총 인구의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에서도 헌혈 자원자 7000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 결과 3%만이 항체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WHO와 의학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경우 항체가 형성됐더라도 면역력을 갖췄다고 할 수 있는지, 또한 항체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지 아직 알 수 없다며 경계하고 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아직 최악의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며 "우리는 아직 이 바이러스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고 경고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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