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LG복지재단은 강원 양양군 양양읍 구교리 원룸 주택 화재 현장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불길에 뛰어든 카자흐스탄 출신 근로자 알리(28) 씨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후 첫 외국인 수상으로 지난 2017년 스리랑카 국적 의인 니말 씨에 이어 두 번째 외국인 수상자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LG복지재단으로은 카자흐스탄 출신 외국인 근로자 알리씨에게 의인상을 수여했다. [사진=LG복지재단] 2020.04.22 sjh@newspim.com |
알리 씨는 지난 3월 23일 자정 무렵 집으로 가던 중 자신이 살고 있는 3층 원룸 건물에 화재가 난 것을 발견하고 곧바로 불이 난 2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그는 사람들에게 화재 사실을 알리기 위해 불이난 사실을 소리쳐 알렸지만 반응이 없자 건물 밖으로 나가 외벽에 설치된 가스배관과 TV 유선줄을 잡고 불길이 치솟고 있는 2층 창문으로 들어갔다.
창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 갔지만 이미 연기와 불길로 가득 차 있어 사람을 찾기 어렵게 됐고, 알리씨는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다시 밖으로 나왔다. 이 과정에서 그는 목, 등, 손 등에 2~3도의 중증 화상을 입었다.
알리 씨의 빠른 대처로 건물 안에 있던 10여명의 주민들은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그는 카자흐스탄에 있는 부모님과 아내, 두 아이를 부양하기 위해 3년 전 관광비자로 한국에 와 체류 기간을 넘어 공사장 일용직으로 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자신의 안전과 불법체류 사실이 알려지는 것보다 사람들을 살리는 것이 먼저라는 알리 씨의 의로운 행동으로 더 큰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LG 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라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했다. 수상자는 현재까지 총 12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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