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코로나19로 북한과 중국의 지난달 무역량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이 기간 북한의 대중 수출품은 단 8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 27일 공개한 무역 세부자료에서 "코로나19 여파가 미치기 이전에는 북한이 매월 200~300개 품목을 중국에 팔아온 점을 감안하면 큰 변화"라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를 잇는 '조중친선다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세부적인 대중 수출품목은 금액이 많은 순서로 전력(전기 에너지)과 화학품(조제점결제), 잉곳(주괴), 기타 방직용 섬유, 국경간 전자상거래 물품 등이었다.
이 중 전력이 34만3000달러어치 수출돼 전체 대중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기간 북한이 중국으로 수출한 전력 양은 854만5740kWh(킬로와트시)였고, 수입한 양은 864만6361kWh였다.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은 "이는 북한과 중국이 합작으로 운영 중인 수력발전소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중국이 합작으로 운영한 발전소에서 전기를 들여오면서 이를 수입으로 기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주민들이 북중 접경지역 노상에서 곡식을 팔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달 대비 수입품목 수도 크게 줄었다.
북한의 대중 수입품목은 모두 169개로, 이는 전달(1~2월)의 1443개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가장 많이 들여온 상위 5개 품목은 대두유와 플라스틱으로 만든 시트(플레이트 혹은 필름 포함), 기타 담배대용물, 기타 팜유, 전력 순이었다.
이 중 대두유가 386만 달러로 비중이 가장 컸고, 플라스틱 관련 제품과 담배대용물이 각각 192만 달러와 191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노동신문] |
또 금액면에서도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61만6000달러, 대중 수입액은 1803만1000달러였는데, 이는 과거 월 평균 수출입의 약 20분의 1 수준이다.
이에 대해 북한 경제 전문가인 조지타운대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국경 봉쇄로 인한 대중 수출입 감소가 예상보다 훨씬 큰 것이 '의외의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1~2월 북-중 무역이 큰 폭으로 떨어진 만큼 3월 중순 이후부턴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소비재 품목에 대한 수입을 크게 줄인 점이 흥미롭다"며 "일반적으로 북한이 수입해 오던 곡물과 설탕, 담배 등 소비재 품목이 거의 없다"고 언급했다.
또 "이들 품목이 생필품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주민들의 생활에 중요한 물품으로 자리잡았다"며 "따라서 주민들은 현 상황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