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는 완연한 봄기운이 감돌고 있다.
중국 주요 매체들은 27일 상하이 부동산 거래센터에 1킬로의 긴 줄을 선 광경을 보도하면서 대출 등 아파트 매입 자격을 갖추기 위한 위장 이혼도 다시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국제금융보는 최근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든 이후 상하이 시내 주요 지역의 부동산 거래 행정서비스 센터에 가보면 창구마다 예외없이 거래를 문의하거나 거래 수속 절차를 밟으려는 주민들로 북적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도시 상하이의 3월 주택 거래는 1만 5000채로 전월에 비해 무려 230%의 급격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다만 예년 월 평균 거래 2만 채에 비하면 3월 거래량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2020년 1분기 전체적으로 상하이의 주택 거래량은 3만 1000채에 그쳐 12년만의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다만 3월에 이어 4월에는 주택 판매가 다시 더 큰 폭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중국 싱크탱크 사회과학원은 코로나19의 침체에서 벗어나 중국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수도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1선 도시 집값이 뚜렷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최근 보고서에서 진단했다. 보고서는 3월 현재 24개 핵심 도시 부동산 가격이 작년 최고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한편으로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 기간중 억눌렸던 실수요 거래가 조금 살아나는 것은 분명하나 부동산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는데는 무리가 있다며 더욱이 투기 과열 운운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아파트를 매입하기 위한 위장 이혼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투기붐을 보일 때 마다 위장이혼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여왔다. 실제 상하이시 산하 17개 혼인 등기소에는 이혼 등기 업무가 평소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3월 이후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르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이 코로나19 사태의 악몽에서 벗어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20.04.28 chk@newspim.com |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주요 도시에서는 코로나19 기간중 이혼이 늘었고 이중에는 아파트 투기 목적의 위장 이혼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혼 등기소들은 최근들어 이혼 신청 사전 예약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4월 말 현재까지 5월 이전 이혼 등기 수속 예약이 모두 끝난 상황이다. 등기소들은 현장 이혼 신청 접수는 받지 않고 있다.
상하이의 한 결혼등기소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중 감염 확산을 막기위해 이혼 신청에 인터넷 예약제를 도입했다며 지금도 예약 번호가 없으면 이혼수속을 밟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인터넷에는 당국이 패스트트랙으로 이혼 등기업무를 처리하고 있다며 아파트 투기를 위한 위장 이혼이 아무 제지도 받지 않고 횡횡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에대해 혼인 등기소측은 부부 쌍방간에 분쟁이 없고 재산 채무 양육권 등에 이견이 없을 경우 빠르면 하루만에 이혼 수속 절차가 끝나는 경우도 있다며 이는 모두 현행 정책과 법적 절차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중국의 현행 법규와 규정에 따르면 이혼을 하더라도 1년 안에 집을 사려면 대출을 제외하고 주택 구매 자금의 70%를 준비해야 한다. 그럼에도 대출 등 다양한 아파트 구매 조건을 구비하기 위해 위장 이혼 사례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설령 아파트 거래를 목적으로 위장 이혼을 하더라도 현재 정책상 어떻게 규제를 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인터넷에 나도는 소문 처럼 부동산 투기 과열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말한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