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LG화학이 코로나19 사태에도 1분기 실적방어에 성공했다. 석유화학 주요제품 원재료 가격 하락, 전지사업 적자폭 축소 등이 반영된 결과다. 증권가 전망치 보다 높은 실적을 발표하며 '깜짝 실적'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미국, 유럽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피해가 더욱 거세질 2분기에 대한 대비도 단단히 한 모양새다.
◆ 실적 시장 기대치↑…전지부문 전분기比 적자폭 4000억 줄어
LG화학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7조 1157억원, 영업이익 2365억원의 경영실적을 달성했다고 28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8% 감소했지만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이번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 1424억원을 크게 상회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전지부문의 적자폭 감소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전지 부문은 1분기 매출 2조2609억원, 영업손실 5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4543억원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가 4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석유화학 부문도 유가 급락으로 주요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합성수지(ABS), 폴리염화비닐(PVC) 등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원료와 최종제품의 가격 차이) 개선으로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그 결과 1분기 매출 3조6959억원, 영업이익 2426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차동석 부사장은 "석유화학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 개선, 전지사업 비용 절감을 통한 적자 폭 축소, 첨단소재 사업구조 및 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 2분기 전망, 코로나19 영향 있지만..."전지부문 매출 증가 기대"
LG화학은 코로나19가 미주, 유럽지역 확산 여파로 2분기 타격은 불가피 하겠지만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전지부문에 대한 기대감이 이를 상쇄하는 분위기다.
LG화학은 이날 2020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2분기 전지부문 매출이 20%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LG화학 국내외 전기차 배터리 생산거점 현황 [자료=LG화학] |
이어 "2분기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차질이 1분기보다 커질 것 같지만 전기차 신규 물량이 증가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도 확대될 것"이라며 "당초 계획 대비 조금 차질을 보이겠지만 성장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 2년 연장도 긍정적인 신호다. LG화학은 "보조금 연장 발표로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가 될 것으로 시장에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최근 당사의 배터리를 탑재한 차가 보조금 지급 리스트에 오르고 해외 전기차에 대한 규제도 완화되는 추세라 올해 당사에도 기회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현재 보조금 리스트에 오른 차 외에 중장기적으로 중국 내 사업기회를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며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차동석 부사장 "안정적 현금 확보‧핵심투자로 위기 극복"
특히 LG화학은 이날 실적 발표 과정에서 코로나19 위기극복에 대해 차분하면서도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차동석 부사장은 "2분기 코로나 및 유가 폭락 등의 불확실성이 예상된다"면서 "효율성 향상, 안정적인 현금 흐름 관리, 미래 핵심 투자 등을 통해 위기 관리와 성장 기반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투자 규모 조정, 순차적인 자금 조달, 비핵심 사업 매각 등을 통해 안정적 현금 확보 전략을 펴는 것으로 보인다.
차 부사장은 "연초에 밝힌 올해 설비투자 규모 6조원을 5조원 초반 수준으로 감축한다"고 밝혔다.
자금조달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2조7000억원 수준의 차입이 있었고 4월 추가적으로 7000억원을 확보해 총 3조4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면서 "하반기에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6000억원 수준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다른 특별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편광판 사업 매각과 관련 "현재 다수의 업체와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투자업계에서는 편광판 사업 매각금액을 약 1조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차 부사장은 "외부환경 변화는 우리가 대응하지 못하지만 효율성 강화, 역량 강화 등 내부적으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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