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강혁 기자 = 삼성전자가 올 1분기 이익 감소 속에서도 곳간을 늘려 나갔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산업계 주요 대기업 곳간 사정이 말라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경영 불확실성을 감안한 실탄 확보의 필요성이 높아진 탓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9일 올 1분기 실적발표에서 기말 순현금 현황이 97조530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순현금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단기상각후원가금융자산(단기매도가능금융자산), 장기 정기예금 등에서 차입금은 뺀 나머지다.
1분기말 순현금 97조5300억원은 직전 분기인 2019년 4분기 93조7400억원보다 3조7900억원 늘어난 것이다. 전년 동기인 2019년 1분기말 순현금은 88조8300억원으로 삼성전자는 1년동안 8조7000억원의 순현금 증가를 보였다.
이에 따라 1분기 기말현금은 113조2000억원으로 2019년 4분기 112조1500억원보다 1조500억원 증가했다. 기말현금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단기상각후원가금융자산(단기매도가능금융자산), 장기 정기예금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삼성전자가 1분기 순현금을 늘려간 것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산업계 여러 대기업들의 현금사정이 나빠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더구나 1분기는 직전 분기보다 뚜렷한 이익 감소를 보였다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이는 다가올 2분기 불확실성을 대비하면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M&A(인수합병)나 시설투자 등 신성장동력 확보가 필요할 때 즉시 활용가능한 자금의 필요성은 높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기 위한 실탄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순차입금비율은 직전 분기보다 1%포인트 증가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연결기준 1분기 매출 55조3252억원, 영업이익 6조447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대비로는 매출이 5.61% 증가한 것이고 영업이익은 3.43% 늘어난 수치다. 같은기간 순이익은 4조8849억원으로 3.15% 줄었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7.61%, 9.96%, 6.55%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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