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최근 중국 최대 혈액제제 업체인 화란생물(華蘭生物·화란성우·002007)이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화란생물은 혈액 제제, 백신, 유전자 치료 사업에서 높은 기술력을 축적한 업체로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 2월 화란생물은 인플루엔자(influenza· 유행성독감) 백신 기술력을 기반으로 코로나 19 백신 연구에 착수했다고 밝히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 같은 '코로나발(發) 호재'에 화란생물의 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 4월 16일 신고가(51.05위안)를 경신했고, 올해 주가 상승률(4월 28일 기준)은 15.33%에 달한다.
◆혈액제제 간판 기업 화란생물, 코로나 사태에 주목
화란생물은 혈액제제 간판 기업으로, 지난 1998년 동종 기업 중 중국 최초로 우수의약품적격업체(GMP)로 인증을 받았다.
혈액 제제는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화란생물의 주력 상품이다. 이중 혈장(血漿)에서 채취한 면역 글로불린(Immune globulin) 제제는 코로나19의 특효약이 없는 상황에서 치료제 임상 실험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고, 일부 치료 효과가 입증되기도 했다.
면역글로불린 제제 치료법은 전염병 회복 환자의 혈장을 환자에게 수혈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혈장에 바이러스 면역 항체가 있다는 점에 착안한 치료법으로, 이중 면역글로불린 주사는 혈장에서 필요한 항체가 들어있는 면역글로불린만 떼어내 주입하는 방식이다.
[사진=셔터스톡] |
현재 화란생물은 대규모 혈액 제제 생산라인을 갖춘 업계 선두 기업으로 통한다. 혈장에서 채취한 단백질의 성분인 알부민 제제, 혈액응고인자 Ⅷ 등 다양한 품목의 혈액제제를 생산한다. 충칭(重慶)시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혈액제제 제조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매년 이곳에서 처리되는 혈장 규모는 1000t에 달한다. 금액기준으로 4억 8000만 위안에 이른다.
또 다른 핵심 축으로 꼽히는 백신 자회사인 화란백신(華蘭疫苗)은 지난 2005년 출범됐다. 화란백신(華蘭疫苗)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H1N1), B형 간염 백신 등 6개 백신 제제를 출시 했다. 이중 '4가' 독감백신 분야에선 중국 시장을 사실상 독점(86.9%)하고 있고, 연간 3000만 톤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백신 사업의 실적은 고속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2019년도 화란백신 매출은 동기 대비 30.68% 증가한 10억 4900만 위안(약 1804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억 7500만 위안(약 645억원)을 기록, 전년비 38.9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자회사인 화란백신의 분사 움직임으로 투자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화란생물측은 백신 사업을 분사해 독립적인 사업으로 확대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 상장사 중심의 창업판(創業板) 증시에서 IPO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생(民生)증권은 '화란백신의 분사로 재무 상황이 더욱 투명해는 동시에 향후 밸류에이션도 제고될 것'으로 관측했다.
◆성장세 둔화에도 주가 전망은 낙관
화란생물의 지난 해 실적 성장세는 다소 둔화되는 조짐을 보였다. 매출은 지난 5년간 두자릿 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 2018년의 30% 넘는 성장세(35.8%)에서 지난해 10%대로 내려앉았다. 2019년 매출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37억 위안(약 643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동기 대비 12.6% 늘어난 12억 8300만 위안(약 2232억원)에 달했다.
코로나 여파에 1분기 실적도 역성장세를 보였다. 올 1분기 화란생물의 매출은 동기 대비 2.62% 감소한 6억 78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내림세를 보였다. 1분기 순이익은 전년비 4.71% 줄어든 2억 4700만 위안에 달했다.
업체 측은 코로나 여파로 기존 환자들에게 혈액 제제 처방이 줄어드는 동시에 제품 수급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전역에서 혈장 채취가 중지되면서 혈장 재고분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증권사들은 장기적인 실적 전망을 낙관하면서 주가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봤다.
중신(中信)증권은 백신과 혈액 제제 판매량이 정책 호재에 중장기적으로 고속성장을 할 것으로 보면서 목표 주가를 50 위안으로 제시했다.
국신(國信)증권은 '혈액 및 백신 분야의 선두업체로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라며 '특히 백신 분야에서 연간 50%에 달하는 고속성장을 실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용어 풀이
GMP (Good Manufacturing Practice,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 우수한 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하여 공장에서 원료의 구입부터 제조, 출하 등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필요한 관리기준을 규정을 담고 있다
혈장(血漿): 혈액 속 적혈구와 백혈구, 혈소판을 제외한 담황색 액체성분을 가리킨다.
면역글로불린(Immune globulin): 사람에서 얻은 혈장에서 체취, 다양한 종류의 항체를 포함해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제제이다. 홍역, A형 간염 등 질병에 활용된다.
4가 독감백신: A형 바이러스 2종(A/H1N1, A/H3N2) 및 B형 바이러스 2종(B-Victoria, B-Yamagata)을 모두 포함하는 백신 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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