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뉴스핌] 오승주 기자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발생한 강원도 고성지역 산불은 '양간지풍(襄杆之風)'이 규모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고성=뉴스핌] 이형석 기자 = 지난 1일 오후 강원도 고성 토성면 도원리의 한 주택가에서 발생한 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야산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2일 새벽 화재 현장의 모습. 2020.05.02 leehs@newspim.com |
양간지풍은 태백산맥 동쪽 강원지역에서 나타나는 국지적 강풍이다. 봄철 태백산맥 동쪽 강원도 양양과 고성(간성), 강릉쪽으로 불어오는 강한 바람을 일컫는다. 풍속이 소형 태풍에 버금가는 초속 20~30여m다. 신호등이 흔들리고 사람도 몸을 제대로 가누기 힘들 정도다.
양간지풍의 발생 원인은 기압차다. 겨울에서 봄철이 다가오면 바람의 방향이 바뀐다. 태백산맥 서쪽인 영서지역의 차가운 공기가 서풍을 타고 백두대간을 넘으면서 압력이 높아지면서 동해안 지역에 강한 바람이 분다.
바람이 세게 일면서 산불이 발생할 경우 불씨가 바람을 타고 수백m를 날아가 번지면서 곳곳에 피해를 일으킨다. 풍향도 수시로 바뀌면서 불씨가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힘들다.
지난해 4월 4∼6일 고성과 속초, 강릉, 동해 등에서 잇따라 발생한 산불도 양간지풍이 원인이다. 당시 산불은 축구장 면적 3966개에 해당(2832㏊)하는 산림이 불탔다. 재산 피해액은 1295억원에 달했다. 해당 지역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2005년 4월 양양 낙산사를 잿더미로 만든 산불도 양간지풍이 지목된다. 2000년 4월 강원 고성, 강릉, 동해, 삼척, 경북 울진을 휩쓸며 백두대간 산림 2만3138㏊를 잿더미로 만든 산불 확산도 양간지풍이 원인이다.
1일 산불이 시작된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에는 초속 16m(시속 59㎞)의 강풍이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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