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 "낮에는 줌, 밤에는 하우스 파티"
최근 젊은 미국인들 사이에서 코로나19로 자택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상공간 모임을 즐기는 방식을 이렇게 표현한다. 미국 10~20대가 주로 이용하고 있는 하우스파티는 지난해 12월 이용자가 1000만명이었지만, 3월에 2억명으로 껑충 뛰었다. 하우스파티는 게임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에픽 게임즈(Epic Games)가 인수했다. 파티게임즈가 인기를 끈 이유는 사용자들은 단순한 영상통화를 넘어, 복수의 온라인 상대와 동시에 영상통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뉴스핌=김나래 기자] 2020.05.06 하우스파티 앱 [사진=하우스파티] ticktock0326@newspim.com |
또 '주머(줌을 쓰는 세대)'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줌(ZOOM)은 인기다. 화상회의 서비스업체 줌은 최근 보안·유출 논란에도 불구하고 1억명의 사용자를 더 늘렸다. 줌은 지난 21일 기준 3억 명 이상이 줌의 주력인 비디오컨퍼런싱(화상회의) 앱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최근 코로나시대에 전세계적으로 영상회의 산업이 확장되면서 정보기술(IT) 공룡기업들의 황금어장이 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화상회의 서비스 수요가 크게 늘면서 신규 진출이 활발하다. 특히 이 분야 선두주자인 '줌'이 허술한 보안이슈로 공격받고 있는 게 후발 사업자들에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대항마로 '메신저 룸스'(Messenger Rooms)를 내놓았다. 페이스북은 지난 24일 최대 50명이 동시 화상회의를 무료로 할 수 있는 메신저 룸을 포함한 신기능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줌과 하우스파티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이 나오면서 줌의 주가는 5% 이상 하락했다. 미국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 7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페이스북 메신저와 왓츠앱으로 전화를 걸고 있다. 그러나 기존 앱으로는 '줌'과 대항하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화상대화가 가능한 신규 서비스를 준비했다.
[뉴스핌=김나래 기자]페이스북의 룸스[사진=페이스북] 2020.05.06 ticktock0326@newspim.com |
메신저 룸스'는 초대 기반으로 운영되며 화상회의 서비스 '줌'과 달리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페이스북 상에서 곧장 친구들과 대화할 수 있다. 최대 50명과 실시간 화상대화가 가능하며, PC버전에선 16개의 영상 채널을 동시에 띄울 수 있다. 모바일에선 최대 8개 영상 채널을 지원한다. 또 '줌'의 보안 이슈를 의식한 듯 '줌'과 대비되는 여러 보안 기능을 룸스에 추가했다.
구글도 도전장을 던졌다. 100명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프리미엄 영상회의 솔루션 `미트(Meet)`를 무료로 전환해 9월까지 유효하다. `미트`는 원래 구글이 기업 고객을 위해 최신 소프트웨어 기술을 모아둔 고급 제품이다. 예컨대 인공지능(AI)이 대화 내용을 받아쓰기 하는 등 구글이 자랑하는 강력한 보안기술들이 집약돼 있다. 이런 제품을 무료로 전환한다는 것은 글로벌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팽창하는 영상회의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뉴스핌=김나래 기자] 구글의 미트 화상통화 모습[사진=구글] 2020.05.06 ticktock0326@newspim.com |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5일 기준 일평균 `미트`를 사용하는 사람이 1억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불과 석 달 사이에 30배나 증가했다. 4월 한 달간 `미트` 신규 사용자는 하루 약 300만명씩 늘었다. 지난 3월 이 수치는 200만명을 기록했는데,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발한 '팀스'도 3월 이후 이용자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7월 1300만명이던 일 사용자가 지난 3월 11일 3000만명을 넘어서더니 일주일 후에는 4500만명으로 늘었고, 지난달 29일에는 7500만명으로 수직 상승세를 이어갔다.
사티아 나델라 CEO는 SNS에 "코로나 영향으로 2년치 목표를 한달만에 달성했다"고 밝혔을 정도로 급격한 성장이었다. 팀스는 전세계 175개국 18만개 학교에서 교육용으로 사용한다.
글로벌 1위 협업용 메신저로 손꼽히는 '슬랙'도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솔루션 가운데 하나다. 스튜어트 버터필드 CEO는 지난 3월 24일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하루 평균 사용자 11만 4000명을 기록했다"고 전한 바 있다. 2월과 3월에는 하루 평균 신규 유료 가입자가 9000여명에 달했다. 슬랙은 이번 달에 한글버전을 출시, 국내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미국 1위 통신업체인 버라이즌이 화상회의 플랫폼 기업인 블루진스를 인수하면서 영상회의 산업에 뛰어 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요가 급증한 화상회의 사업에 진출하려는 목적이다. 버라이즌의 블루진스 인수 결정으로 화상회의 업체 간 경쟁이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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