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애경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대로 색조 화장품 수요가 줄며 지난 1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애경산업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 AGE 20's(에이지투웨니스)가 홈쇼핑·면세점 등에서 지속적인 매출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연내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컨센서스 큰 폭 하회...생활용품 매출 신장률이 상쇄
애경산업은 지난 1분기 매출 1604억원, 영업이익 126억원, 당기순이익 91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3%, 45.3%, 50.3% 감소한 수준이다.
애경산업 실적 추이 [사진=애경산업] 2020.05.07 hrgu90@newspim.com |
이번 실적은 컨센서스(증권사 실적 추정치 평균)와 비교할 때 차이가 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1분기 매출(164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13%, 영업이익(149억원) -35.43%를 기록할 것으로 예견됐다.
이는 매출 비중 절반을 차지하는 화장품사업 실적이 큰 폭으로 떨어진 탓이다. 주력 브랜드인 AGE 20's, 루나(LUNA) 등이 색조 위주 브랜드이기에 코로나19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것. 1분기 화장품사업은 매출액 648억원, 영업이익 6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8%, 61.8% 감소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면세 시장 위축 및 색조 화장품 수요 감소로 면세점·홈쇼핑 등 주요 채널의 실적이 하락했다"며 "글로벌 주요 시장인 중국 시장의 위축이 더해져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손세정제 등 판매가 증가하며 생활용품사업 실적이 부족분을 상쇄했다. 생활용품사업은 매출액 956억원, 영업이익 5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3%, 17% 성장했다. 특히 디지털 채널 강화 전략으로 해당 채널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출시한 위생 전문 브랜드 랩신(LABCCIN)이 급성장했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랩신 연매출 규모는 170억원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에이지투웨니스 제품 이미지 [사진=애경산업] 2020.05.07 hrgu90@newspim.com |
◆색조 중심 포트폴리오 한계?...홈쇼핑·면세점 매출 지속 감소
애경산업 화장품사업의 연간 실적 전망은 어둡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화장품사업 매출이 전년 매출액(3419억원)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년(3581억원) 대비 5% 줄었으나 감소 폭이 확대될 것이란 설명이다.
코로나19와 무관하게 AGE 20's 등 화장품 브랜드의 내수 매출은 지속 감소해왔다. 홈쇼핑 채널 매출은 2018년 1080억원에서 지난해 889억원으로 17.7% 감소했다. 올해도 17% 이상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 면세점 채널 매출은 2018 981억원에서 지난해 857억원으로 8.9% 감소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14%가량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수 매출이 줄어드는 동안 수출 비중이 늘어났으나 감소 폭을 따라잡진 못했다. 애경산업 화장품 수출액은 2018년 1220억원에서 지난해 1299억원으로 6.4%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는 중국 티몰 등에서의 판매액이 9%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AGE 20's가 '견미리 팩트'로 홈쇼핑에서 인기몰이를 했으나 이 효과는 2017년까지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출 비중이 늘어날수록 대중국 상황 등 외부적 요인에 취약하게 된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애경산업은 올해 국내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H&B(헬스앤뷰티)스토어 입점에 주력할 계획이다. 올리브영 등 H&B스토어 확대 진출로 젊은 고객층과의 접점을 늘릴 것이란 방침이다.
AGE 20's를 중심으로 해외 투자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AGE 20's는 중국 시장 내에서 라인업 확대 및 지속적인 투자로 중국 부녀절(3월8일) 매출이 지난해보다 확대됐다"며 "티몰에서 '스타 제품상'을 수상하는 등 브랜드력도 강화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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