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편의점의 흥망성쇠는 '상권'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 올해 1분기에 다시 한 번 증명됐다. GS25와 CU의 올 1분기 실적의 희비가 엇갈린 이유도 '점포 입지'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내수 심리가 위축되자 매장이 어디에 입점해 있는지가 실적의 향방을 가르는 분기점 역할을 한 것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GS25와 CU의 올해 1분기 편의점 사업부문 매출은 각각 1조6028억원, 1조393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GS25는 2.9%, CU는 3.2% 증가해 비슷한 성적을 거뒀다.
GS25·CU의 매출과 영업이익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2020.05.08 nrd8120@newspim.com |
하지만 영업이익에서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다. GS25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51.3% 늘어난 406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냈다.
반면 같은 기간 CU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대비 29.8% 급감한 185억원이다.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해 GS25와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두 기업의 올해 1분기 사업의 명운을 가른 것은 다름 아닌 '상권'이다. 이들 기업은 점포 입지로 선호하는 상권이 다르다.
GS25는 주택과 오피스 상권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점포 전략이 이번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통했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불특정 다수가 한꺼번에 몰리는 대형 쇼핑몰을 기피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주택가 주변에 있는 편의점에서 장을 보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다. 실제 GS25의 1분기 주거 지역 매출은 8%, 오피스 지역은 5% 신장했다. 학교와 학원가 지역이 7% 역신장한 것과 상반된다.
반면 CU의 영업이익 그래프가 하향곡선을 그린 것은 학교와 학원 및 대학가나 관광지 등 특수한 상권에 있는 점포 비중이 높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CU의 제주 지역 점포 수는 478개로 GS25(339개)보다 139개 더 많다. 또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 등 주요 공항 내 편의점도 대부분 CU가 운영하고 있어 이익 감소 폭을 키웠다.
또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대구·경북 지역에도 CU의 매장 수(1039개)가 GS25(1003개)보다 36개 더 많았다.
또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점포 전략도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는 코로나 여파로 비대면 소비 문화 확산으로 편의점 내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그동안 GS25와 CU는 주로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배달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점포 수가 더 많은 곳이 더 많은 이익을 누릴 수 있는 구조가 된 것이다.
2018년 GS25와 CU의 수도권 점포 수는 각 6900개, 6421개로, 무려 479개 차이가 났다. 점포 비율을 따져보면 서울·경기·인천 지역 내 GS25의 점포 비중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 52.5%를 차지했고 CU는 48.7%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에 따라 GS25는 지난 3월 배달서비스 하루 평균 이용건수가 2000건에 달했다. 평균치로 어림잡아 계산해도 3월 한 달간 6만건에 달한다. 1분기로 기간을 범위를 확대하면 10만건은 훌쩍 넘어선다. 냉장·냉동 간편식과 식품·빵류 등 식사 대용 카테고리 매출도 지난해 1분기보다 19% 늘었다.
업계는 GS25가 수도권 내 점포 수 우위에 있는데다 주택가 인근에 많은 점포가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상권에 따라 매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오피스가나 학원가는 매출이 떨어졌다고 보고 주택가는 긍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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