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순차적 개학'을 앞둔 학교가 비상에 걸렸다.
개학 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한 싱가포르처럼 우리나라 학교도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학생간 접촉 빈도가 높은 학교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자녀를 보낼 수 없다는 학부모도 나오고 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전국 초·중·고 등교수업 시기와 방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0.05.04 dlsgur9757@newspim.com |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고3을 시작으로 20일에는 고2·중3·초등1~2학년, 유치원이, 27일에는 고1·중2·초등3~4학년이 각각 등교개학을 실시한다. 다음달 1일 중1·초등5~6학년의 등교개학으로 학교가 모두 문을 연다.
이에 교육당국은 방역당국과 공동으로 등교수업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각 학교의 특별소독, 교실 책상 재배치, 마스크 비축 등과 관련한 방역지침 마련 등을 각 학교에 안내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8일 서울 용산구의 중경고등학교를 방문해 등교개학 준비 현황 등을 점검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학생들이 등교하는 과정에서는 발열체크, 손 소독 상황, 급식실에서는 배식 과정에서의 방역조치, 학년별 급식 시간 분산 등 조치 현황을 확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로 밀집도가 높은 학교에서 집단 감염 사태가 현실화 되는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등교 개학 시기를 미뤄달라'는 청원이 이날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14만3000명을 넘어섰다. 청원인은 '방역 모범국'이었던 싱가포르가 지난달 23일 등교개학 이후 확진자가 6500명을 넘어선 사례를 언급하며, 등교개학이 지역 사회 전파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청원인은 학교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해당 학교는 폐쇄되고, 전교생을 비롯한 학부모들도 모두 자가격리 대상자가 된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이 이용하게 될 대중교통, 확진자에 대한 친구들의 집단 따돌림 등과 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학교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관계 없이 등교개학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수도권의 한 고3 담임교사는 "새롭게 증가하는 확진자 추이를 지켜보고 대응할 예정"이라며 "(집단감염 확산 우려는 있지만) 현재는 학교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학부모들은 엊갈린 반응을 보였다. 고3 수험생을 둔 서울의 한 학부모는 "코로나19 확대가 걱정이 되긴 하지만, 대입을 앞두고 언제까지 집에만 있게 할 수는 없다"며 "정부 방역에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 2학년 자녀를 둔 세종시의 한 학부모는 "위생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 초등 저학년이 먼저 개학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이태원 클럽 사태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등교개학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신동초등학교의 긴급돌봄교실에서 학생들이 데스크탑을 이용해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 2020.04.16 pangbin@newspim.com |
일단 정부는 이태원 클럽 감염 사태로 등교개학을 미룰 수 없다는 분위기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등교개학 일정 조정 여부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며 "최대한 학교방역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계 안팎에선 등교개학 시작 이후에도 일정 기간은 부모가 자녀의 등교 여부를 정할 수 있는 사실상의 '등교 선택권'을 부여한 상황에서 등교 일정을 또 조정하기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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