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경제가 '브이'(V)도 '유'(U)도 아닌 나이키의 로고 '스우시'형의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반등은 V자형보다 장기에 걸친 회복세로 U자형보다 느리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까지만 해도 정책 책임자와 기업 경영진들이 짧고 가파른 V자형의 경제 회복을 기대했지만, 최근에 이들이 스우시형의 회복을 기대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다수의 서구 경제가 큰 폭의 경기 침체 이후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린 반등을 보인 후에도 내년 말이나 그 이후까지도 지난해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네슬레의 마크 슈나이더 최고경영자(CEO)는 "이것은 빠른 회복이 아닐 것"이라며 "이것은 몇 년이 아니라면 몇 분기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사들은 일러도 2022년 전까지 여행객 수가 코로나바이러스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는 사람들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거나 외식을 하고 미용실에 가는 것을 극히 제한할 전망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브로드웨이 거리가 행인 없이 조용하다. 뉴욕주 당국은 코로나19 확산 대응책으로 자택 대기령을 발령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3.29 |
소비재 기업들은 쇼핑객들이 봉쇄 조치가 종료된 이후에도 값싼 제품으로 옮겨 타거나 지출을 줄일 것으로 예상한다. 일부 기업은 이미 가을 감원 계획을 발표해 이미 3000만 건 이상 발생한 실업 사태가 연장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WSJ은 이 같은 비관론의 배경 중 하나로 일부 국가에서 봉쇄 조치가 예상보다 느리게 완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봉쇄 조치를 완화한다 해도 콘서트와 프로 스포츠와 같은 대규모 활동은 몇 달간 불가능한 상황이다. 소매점과 식당은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는 손님 수가 제한됐으며 소비자들도 바이러스 감염이 두려워 기존 행태로 돌아가는 것을 꺼리고 있다.
시장 리서치 그룹 코어사이트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인의 70%는 봉쇄가 완화된 이후에도 일부 공공 공간을 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절반 이상은 쇼핑몰을 멀리하겠다고 답했다. 별도의 여론조사에서 절반 이상의 응답자는 크리스마스 쇼핑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올가을이나 겨울에 발생할 수 있는 바이러스 재확산 가능성은 스우시형의 회복을 보다 불규칙하게 만들 수 있다.
유니레버의 그레이미 피케틀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는 더 오랫동안 코로나19와 함께 지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전례 없는 상황으로 불확실성에 직면한 기업들은 실적 가이던스 발표를 중단했다. 허쉬의 미셸 벅 CEO는 "날씨와 연관된 타격이나 자연재해, 침체와 비교해 볼 수 있겠지만 우리가 본 적 없는 너무나 많은 요소가 전 세계적인 규모로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설문조사에서 57명의 경제전문가는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가 5.5% 위축된 후 내년 4.3%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다. 2022년 전까지 경제가 바이러스 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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