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입주민의 일명 '갑질' 및 폭행에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 모 아파트 경비원을 추모하고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진상 조사를 요구하며 한목소리를 낸 가운데 고인의 억울함을 풀어줄 것을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하는 국민들도 늘어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과 경비노동자 이만수열사 추모사업회 등 단체들이 모여 만든 '고(故) 최희식 경비노동자 추모 모임'(추모모임)은 12일 오전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 및 가해 주민의 사과를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입주민의 일명 '갑질' 및 폭행에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 모 아파트 경비원을 추모하고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게시판 화면 캡처] 2020.05.12 clean@newspim.com |
추모모임은 "고령의 경비노동자는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성도 받지 못한 채 일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며 "이번 경비 노동자의 죽음은 개인의 비관이 아닌 사회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2014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 갑질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파트 경비원 이후 비슷한 사건이 또다시 발생하면서 가해자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등장한 '저희 아파트 경비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모두 13만8900여명이 동의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신을 해당 아파트 주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숨진 경비원 최씨에 대해 "처음 이사 와서 입주민들에게 매번 잘해주시고 자기 가족인 것처럼 자기 일인 것처럼 매번 아파트 주민분들을 위해 희생하시는 성실한 분"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중주차로 인해 자기 차를 밀었다고 사람을 죽여버리겠다고 협박을 하고, 근무시간마다 와서 때리고 욕하고 폐쇄회로(CC)TV만 봐도 인성이 딱 보이는 그런 나쁜 사람에게 그 순진하시고 연약한 분이 매번 폭언으로 얼마나 힘드셨을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엄한 형벌이 나올 수 있게 같이 힘써 달라"며 "부디 약자가 강자에게 협박과 폭행을 당해서 자살하는 경우가 없는 나라가 되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 11일 오후에는 해당 아파트 주민들이 주차장에 모여 숨진 최씨를 추모하기 위해 촛불집회를 열었다. 같은 날 추모식 현장에는 시민단체 안전사회시민연대가 가해 입주민 구속 수사와 법정 최고형 처벌, 경비원고용안정법 제정 등을 요구하는 1인 시위도 벌였다.
앞서 이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50대 최씨는 지난 10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최씨는 지난달 말 아파트 입주민으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가 결국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최씨의 집에서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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