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 주민 저축이 감소하고 대출이 늘어나면서 코로나19 이후 보복적 소비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 중국 중앙은행 인민은행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4월 가계 부문 주민 저축은 7996억 위안 감소했다. 하루평균 은행에서 266억 위안이 빠져나갔다. 반면에 주민 대출은 오히려 6669억 위안이나 증가했다.
이런 가계 부문 저축 감소 추세는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1분기와 비교할때 확연히 대비가 되는 움직임이다. 1분기에는 주민 저축이 6조 4700위안 증가했다. 경기앞날에 대한 불확실성에 따라 매일 평균 700억 위안의 주민 자금이 은행으로 몰려든 것이다.
4월 주민 저축이 감소한 것과 정반대로 주민 대출은 6669억 위안 증가했으며 이가운데 개인 소비 대출 위주의 단기 대출이 2280억 위안 늘어났고, 중장기 담보 대출이 4389억 위안 증가했다.
13일 중국 통신사 중국신문은 인민은행 관리와 전문가들을 인용해 1분기와 정반대로 4월 들어 가계 부문 주민 저축이 감소하고 대출이 증가한 현상은 주택 판매와 자동차 판매 증가 등 코로나19 이후 보복적 소비 증가의 신호탄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인민은행 놘젠홍(阮健弘) 조사 통계 국장은 1분기에는 주민 대출이 전년 동기비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이는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주민들의 소비와 주택 구매 등이 대폭 감소한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놘 국장은 4월들어 저축이 감소하고 대출이 증가한 것에 대해 코로나19에 따른 봉쇄가 풀리고 통제가 완화되면서 개인 소비 대출과 주택 대출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민생은행 원빈(溫彬) 수석 연구원은 4월 들어 중국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세에 접어든 뒤 조업 생산이 재개되고 상가와 시장이 정상화하면서 주민소비도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특히 부동산과 자동차 판매가 1분기에 비해 회복 조짐을 보였다고 밝혔다.
중국 자동차 공업협회에 따르면 4월 자동차 생산량과 판매량은 모두 200만 대를 초과,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판매량에선 연속 21개 월 판매 감소세가 멈췄다. 특히 상용차 생산 판매는 각각 50만 대를 넘어 월간 신기록을 갱신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1분기와 달리 4월 들어 중국 주민 저축이 줄고 대출이 늘어나면서 자동차 주택 등 내구재를 비롯한 소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일고 있다. 베이징의 대형 상점이 코로나19 이후 영업 회복을 위해 의류 바겐 세일 행사를 벌이고 있다. 2020.05.13 chk@newspim.com |
5.1일 노동절 연휴기간 베이징 상하이 장사 정저우 등지의 자동차 판매 대리점은 오랜만에 톡톡한 대목 장사를 했다. 중국 상무부는 자동차와 가전 등 코로나19로 억제됐던 내구재 판매가 눈에띄게 늘었다고 밝혔다. 노동절 연휴중 상하이와 충칭의 중점 모니터링 대상 기업 자동차 판매금액은 각각 49.6%, 28.5% 증가했다.
비록 일선 대도시 위주지만 부동산 시장도 코로나19 이후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상하이와 선전에는 수십억위안 짜리 호화주택을 구매하려고 주민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실제 4월 한달 일선도시 상품주택 거래량은 전월비 45%나 증가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일선도시 상하이와 선전 등지에서는 고가 아파트 시장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고, 충징 항저우 칭다오 등 2선 3선 도시에서도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주택 구매 수요가 점차 되살아나고 있다.
중국신문 통신사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일선 도시의 집 보기와 계약 체결은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밝히고 부동산 개발기업들도 경영에 활력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신왕(新網)은행 관계자는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이 뚜렷한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분양과 기존 주택이 활기를 띠고 있고, 이는 중장기 은행 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과 직접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대출 자금이 규정을 어겨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드는 데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앙은행 선전 지행은 최근 상업은행들의 신용대출이 위법하게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지에 대해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주민 저축이 줄어드는 또다른 이유와 관련, 경제 회복 추세속에서 최근들어 개인들의 재태크 자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사람들이 저축 대신 재테크 투자 상품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민생은행 원빈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실물경제가 큰 영향을 받은것과는 달리 자본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세에 있다며 적지않은 저축 자금이 주식 채권 펀드와 다양한 재태크 상품 등 자본 시장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사나 보험회사 비은행 금융기업의 저축이 증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