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대한항공이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국책은행 지원액(1조2000억원)과 함께 총 2조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결정에 따라 대주주 한진칼의 자금마련 계획이 주목된다. 한진칼은 14일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 참여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13일 서울 서소문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안건을 의결했다.
대한항공 본사.[사진= 이형석 기자] |
이날 이사회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등이 참석했으며 약 3시간가량 회의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 우선 배정 후 실권주를 일반공모하는 방식으로 결정됐다. 유상증자로 새로 발행되는 주식 수는 7936만5079주이며, 예상 주당 발행가격은 1만2600원이다.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대한항공의 전체 발행 주식은 기존 9595만5428주에서 1억7532만507주로 증가하게 된다. 최종 발행가액은 오는 7월 6일 확정될 예정이며, 신주 상장은 7월 29일에 이뤄질 계획이다.
이사회는 이날 국책은행으로부터 지원받는 1조2000억원 규모의 차입 실행 방안도 논의했다.
우선 항공화물 매출채권을 담보로 하는 70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과 주식전환권이 있는 3000억원 규모의 영구채권 발행 등을 결의했다. 2000억원의 자산담보부 차입도 진행 예정으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통한 정부 지원이 조속히 실행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이번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결정에 따라 대주주인 한진칼도 오는 14일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 참여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칼은 보통주 기준 대한항공의 지분을 29.96% 갖고 있다. 현 지분율 유지를 위해서는 3000억원 가량이 추가로 필요하다. 한진칼 역시 유상증자를 하거나 담보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한항공은 이번 유상증자와 함께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악화된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자구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전 임원이 최대 50% 급여를 반납한데 이어 직원의 70% 가량이 6개월 간 휴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추가적인 자본 확충을 위한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등 회사 소유의 자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해당 자산의 연내 매각을 목표로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선정한 상태다. 송현동 부지의 경우 가치가 5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대한항공의 계획대로 매각 작업이 이뤄질 경우 총 3조원 가량의 유동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각 부문에서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유동성 확보에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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