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박정희 정권 시절 긴급조치 위반으로 옥고를 치른 고(故) 장준하 선생 유족에게 국가가 7억8000여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김형석 부장판사)는 이날 장 선생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7억8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장 선생은 지난 1973년 유신헌법 개정을 주장하다 긴급조치 1호 위반 혐의로 영장 없이 체포·구금돼 조사를 받고 기소됐다. 이듬해 장 선생은 징역 15년에 자격정지 15년을 확정받고 복역하다 병보석으로 풀려났지만, 1975년 경기 포천시 약사봉에서 의문사했다.
유족들은 2009년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2013년 장 선생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긴급조치 1호가 위헌이자 무효라는 판단을 내렸다. 같은 해 헌법재판소도 긴급조치 1호에 대해 위헌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그동안 법원은 긴급조치 피해자들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2015년 양승태 전 대법원장 당시 대법원은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로 국민 전체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질 뿐, 국민 개개인에 대해 법적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결국 이번 장 선생 유족들에 대한 판결로 대법 판례는 뒤집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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