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경제가 주춤한 가운데 최대 수혜업종으로 꼽혔던 국내 진단기기 업체들의 올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껑충 뛰어 올랐다. 4월 이후 진단키트 수출이 본격화됐기 때문에 2분기에도 실적이 고공행진 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와 미국에서 모두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한 씨젠과 랩지노믹스는 영업이익이 각각 5배, 30배 증가했다.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2020.05.15 allzero@newspim.com |
씨젠의 올 1분기 매출은 81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8% 늘었고, 영업이익은 398억원으로 584%가 증가했다.
씨젠 관계자는 "코로나19 관련 수출은 2분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된다"며 "높은 이익률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랩지노믹스는 1분기 매출액이 11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0배가 늘어난 31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진단기기 업체 중 씨젠, 솔젠트, 에스디바이오센서, 바이오세움, 바이오코아 등 검체를 채취해 유전자를 증폭시키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RT-PCR) 방식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생산하는 업체 6곳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국내 업체는 오상헬스케어, 씨젠, SD바이오센서,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랩지노믹스, 진매트릭스 등 6개다.
진단키트와 진단시약을 모두 생산하는 바이오니아는 올 1분기 매출이 12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5% 늘었다. 영업손실이 5억원 발생했으나 적자 폭은 82%가 줄었다. 바이오니아는 국내 진단키트 제조기업에 핵산추출시약을 55억8000만원원 규모로 공급하며 진단키트 외에 시약 판매도 덩달아 늘리고 있다. 진단키트를 해외에 수출할 때도 키트, 추출용시약 등 라인업을 갖춰 제공한다.
진매트릭스는 1분기 매출이 1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8%가 늘었다. 영업이익은 50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FDA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한 오상헬스케어는 올 1분기 매출액이 209억원으로 57% 증가했다. 오상헬스케어는 비상장사고, 오상자이엘의 자회사로 영업이익은 공개되지 않았다.
피 한두방울을 떨어뜨려 감염여부를 확인하는 항체진단키트를 개발하는 피씨엘은 1분기 매출액이 3억7000만원으로 42배 가량 증가했다. 같은기간 영업손실이 16억 발생했으나 적자 폭은 6.25% 줄였다.
또 다른 항체진단키트 개발 기업 수젠텍은 1분기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수젠텍은 매출액이 5억30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4%가 줄어들었고 영업손실은 20억원으로 적자가 커졌다.
지난 3월 항체진단키트를 개발하면서 1분기에 코로나19 관련 매출이 집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젠텍 관계자는 "1분기에는 코로나19 관련 매출이 포함되지 않았고, 원래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종합병원, 랩(연구실) 관련 진단 제품들의 경우 병원과 랩이 폐쇄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가 미국,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됐으며 국내 업체가 FDA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하고 전 세계로 수출을 본격화한 것은 지난 4월이기 때문에 올 2분기에도 진단기기 업체들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서는 올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3~4월 수출 물량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에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혹은 미국 당국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코젠바이오텍, SD바이오센서, 바이오세움,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솔젠트는 실적을 공시하지 않는 비상장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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