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스핌]김경수 객원 골프라이터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샘이 깊은 물'이라고 했던가. 올해 열린 첫 대회에서 또 한명의 '신예 스타'가 나타났다. 박현경(20)이다.
박현경은 17일 레이크우드CC(파72)에서 끝난 제42회 KLPGA 챔피언십에서 4라운드합계 17언더파 271타(69·68·67·67)를 기록, 임희정(20)과 배선우(26)를 1타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했다.
2018년 2월 프로가 된 박현경은 이번 우승이 KLPGA투어 첫 승이다. 더욱 세계적 관심을 모은 KLPGA투어 메이저대회였다.
박현경이 17일 끝난 KLPGA 챔피언십에서 KLPGA투어 첫 승을 올렸다. 박현경은 지난해 프로 첫 승을 기록한 조아연·임희정과 같은 2000년생이나 생일은 가장 빠르다. [사진=KLPGA투어] |
박현경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150명의 선수가운데 유일하게 나흘 내내 60타대 스코어를 냈다. 사흘간 60타대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도 네 명(배선우·김리안·박채윤·최혜진)밖에 없었다.
대회 나흘 중 이틀을 '노 보기' 플레이로 마쳤다. '무빙 데이'인 3라운드에서 67타를 치며 선두와 3타차의 공동 2위에 오른 후 최종일에도 67타를 친 끝에 우승까지 내달았다.
박현경은 KLPGA투어 루키 연도인 지난해 또래이자 아마추어시절 국가대표로 한솥밥을 먹기도 한 임희정·조아연(20)·유해란(19)이 각각 3승, 2승, 1승을 거두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박현경은 지난해 27개 대회에 출전해 9개 대회에서 10위안에 들었으나(톱10 진입률 33.33%) 우승컵은 번번이 그의 몫이 아니었다. 지난 11월 ADT 캡스 챔피언십에서 거둔 3위가 최고성적이었다. 지난해 상금랭킹은 23위(약 3090만원), 평균타수는 13위(71.49타)였다.
'쑥스러움을 많이 타면서도 활달한 성격'이라고 표현한 그는 프로 첫 승을 임희정이나 조아연에 비해 늦게 거뒀으나 아마추어 시절에는 두 선수가 따라오지 못할, 무서운 잠재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2017년 8월 대구CC에서 열린 제24회 송암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는 세 선수를 비교할 수 있는 사례다. 당시 박현경은 4라운드합계 29언더파 259타(67·68·61·63)의 대회 최소타로 우승했다. 나흘동안 버디 30개를 잡았고 보기는 단 1개 기록했다. 3, 4라운드는 보기 없이 버디 11개와 9개씩 잡으며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쳤다.
당시 2위를 한 조아연과는 16타차, 공동 10위를 한 임희정과는 30타 차이가 났다.
'박현경이 몰아치기에 능하지 않다'는 말은 이런 그의 기록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아마추어대회든 프로대회든, 18홀에 11언더파나 72홀에 29언더파를 친 기록은 흔치 않다.
박현경은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었을 법하다.
그는 우승 직 후 "올해 목표는 평균타수 부문 1위를 차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골프는 스코어가 우승을 가름한다. 스코어가 낮으면 우승은 따라오게 돼있다. '몇 승을 하겠다'는 말보다 더 옹골찬 목표다.
올해 KLPGA투어는 프로 2년차이자 국가대표 출신의 동갑내기 세 명의 경쟁이 보는 재미를 더할 듯하다. 다음달 18일로 예정된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는 세 선수 가운데 누가 리더보드 위에 자리잡을까.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