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홍콩 국가안보법'이 합의 위반이라며 전 세계 정치인들이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의원 17명을 포함한 전 세계 약 200명의 정치인들이 중국 정부가 제안한 홍콩 국가안보법을 비난했다.
영국의 크리스토퍼 패튼 전 홍콩 주지사와 말콤 리프킨드 전 영국 외무장관이 마련한 공동 성명에서 186명의 법률·정책 지도자들은 제안된 이 법안이 "도시의 자치와 법치, 근본적 자유에 대한 종합적인 공격"이며 영-중 공동 성명의 "노골적인 위반"(flagrant breach)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국제사회가 홍콩에 대한 중국의 약속을 신뢰하지 못한다면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의 말을 받아들이기를 꺼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984년 영국은 홍콩에 대해 일국양제(한 국가, 두 개의 체제)를 적용해 홍콩에 고도의 자치권을 허용하기로 약속하고 나서 1997년 홍콩 주권을 중국에 반환했다. 일국양제는 홍콩 주권 반환 후 50년간 중국이 외교와 국방에 대한 주권을 갖되, 홍콩에는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한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제출된 홍콩 국가보안법은 홍콩 내 반역 및 내란 선동 등의 행위를 처벌하고 홍콩에 국가보안법 집행 기관 설립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일국양제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냐란 비판이 일고 있다.
이번 홍콩 국가보안법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코로나19(COVID-19) 사태 책임을 중국에 돌리는 등 양국간 관계가 악화하면서 나왔다. 미국 관리들은 중국의 새로운 입법이 홍콩과 중국 경제에 안 좋을 것이며 홍콩의 특별지위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했지만 중국은 이를 간섭으로 치부하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 정보위원장과 테드 쿠르즈 상원의원 등 미국 공화당 의원들과 밥 메넨데즈 상원의원,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 등 민주당 의원들도 이번 공동 성명에 지지를 표했다.
영국에서는 하원의원 44명과 상원의원 8명이 공동 성명에 서명했으며 이밖에 유럽·아시아·호주·북미 전역의 정치 인사들이 지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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