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소유의 웅동학원을 상대로 '셀프소송'을 벌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동생 조권(53) 씨 재판이 1심 선고를 앞두고 재개됐다. 재판부는 조 씨의 증거인멸 교사 범행과 관련해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재개 사유를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2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씨에 대한 10차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웅동학원 관련) 서류를 옮기고 파쇄하는 현장에 피고인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피고인은 교사범이 아니라 공동정범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피고인의 범죄 참가 형태가 교사범인지 공동정범인지 확인이 필요해 추가 심리하고자 하니 다음 기일까지 양측에서 의견서를 내달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웅동학원 채용비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권 씨가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휠체어에 탄 채 출석하고 있다. 2019.10.31 pangbin@newspim.com |
검찰은 지난해 11월 조 씨를 6개 혐의로 구속 기소하면서 지인들에게 웅동학원 관련 서류를 파쇄하도록 지시한 증거인멸교사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조 씨가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웅동학원 상대 셀프 소송과 자신의 채용비리 의혹 등이 언론에 보도되자 이를 숨기기 위해 서류 파쇄를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현행법상 원칙적으로 자신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하는 것은 죄가 되지 않지만 타인에게 이를 인멸하도록 도움을 청하는 행위는 방어권 남용이라고 판단될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재판부가 조 씨를 교사범이 아닌 증거인멸의 공범으로 본다면 범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당시 서류를 직접 파쇄했던 황모(49) 씨는 법정에서 "지난해 8월 27일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기 1주 전 조 씨는 눈에 띄게 불안해했다"며 "웅동학원 채용 관련 기사가 나오기 시작하자 조 씨는 저에게 문서파쇄기를 대여할 것을 지시했고, 26일 새벽 조 씨의 집으로 함께 가 서류 파일들을 종이상자에 담아 차에 싣고 사무실로 옮겼다. 문서철을 꺼내 옮기며 내용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았지만 기억나는 건 '웅동학원'과 '고소·고발' 관련 파일명"이라고 증언했다.
그는 "조 씨에게 괜찮겠느냐고 묻자 '청문회 준비를 해야 한다'며 이런 자료들이 나오면 언론이 사실처럼 보도해 상대방 쪽에서 공격하기 때문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또 "압수수색 전날 전부 파쇄하려다보니 기계가 과열돼 중단되기도 했다"며 "파쇄량은 종잇조각들이 커다란 종이상자 2박스에 수북이 찰 정도였고 파쇄하지 않은 일부 서류는 (조 씨가) 박스에 담아 들고나오라고 했다. 압수수색 3, 4일 뒤 청문회 준비단에 갔다고 했으니 준비단이나 변호사 사무실에 가져가려고 했던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의견을 받아본 뒤 이르면 오는 7월 재판을 종결할 예정이다.
한편 조 씨는 지난해 10월 31일 구속된 후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지만 지난 13일 재판부 직권으로 보석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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