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오는 9월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에 진출한다.
면세업계의 꽃인 인천국제공항 입점으로 '바잉파워'(구매력)가 확대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수백억대 임대료 지출이 실적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百, 공항면세점 첫 진출...'빅4' 입지 다진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이날 오후 제2회 보세판매장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출국장 면세점 특허 신청에 따른 결과로 대기업은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중견기업은 엔타스면세점이 특허권을 얻을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사진=현대백화점] |
면세업계는 T1 출국장 면세점 사업권을 놓고 연초부터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였다. 롯데와 신라, 신세계면세점은 기존 사업권을 유지해야 했다. 여기에 업력이 1년6개월이 채 못되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가세하면서 4파전이 됐다. 싸움의 결과는 기존 신세계가 운영하던 DF7(패션·기타)이 현대백화점면세점에 돌아가면서 막을 내렸다.
특허 심사를 통과하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오는 9월부터 인천공항에서 패션잡화를 판매하게 된다. 정확한 오픈일은 미정이다. 지난 2월 개점한 동대문점에 이어 총 3개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면세업계 빅4 입지를 다질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시장점유율은 4%로 추정되나, 연내 8%까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인천공항을 선택한 이유는 바잉파워를 확대하기 위함이다. 물건을 직매입해 판매하는 면세업계 특성상 잘 나가는 브랜드 제품을 얼마나 사들일 수 있느냐는 매출 확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인천공항은 세계 3위 규모 공항으로 이곳에 진출해 있다는 것만으로 면세점 브랜드 파워가 강력해진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공항면세점 진출로 브랜드 유치 경쟁력을 강화하고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실적 추이 [서울=뉴스핌] 2020.05.27 hrgu90@newspim.com |
◆고정비 지출 부담 확대...경쟁업체도 임대료 줄다리기 중
인천공항 진출에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올해 말까지 코로나19로 인천공항 이용객수가 적을 경우엔 수백억원에 달하는 임대료만 지출해야 하는 탓이다. 반대로 출국객수가 '보상소비'로 인해 지나치게 늘어나면 내년도 임대료가 9% 증가하므로 이 또한 부담이다.
앞서 경쟁사인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각각 DF4(주류·담배), DF3(주류·담배) 최종계약을 포기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공항 면세점 매출이 90% 이상 줄어든 반면 임대료는 고정돼 있어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여행객수가 4년 만에 최저점을 찍은 지난달에도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각각 193억원, 280억원의 임대료를 지불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개점하는 9월 이후 여행수요가 회복된다면 내년도 임대료 부담은 더 늘어난다. 면세 사업자는 운영 2년차부터 전년도 여객증감률에 따라 임대료 최소보장금액의 ±9% 선에서 조정된 금액을 납부해야 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계약한 최소보장금액은 440억원으로 2021년 하반기에는 임대료가 최대 48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인천공항의 과도한 임대료는 면세업 걸음마 단계인 현대백화점면세점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현재까지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에는 194억 영업손실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2위, 3위 사업자인 롯데와 신라도 임대료 부담에 백기를 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천공항 진출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며 "지배기업인 현대백화점의 지원 범위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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