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올 상반기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을 놓고 정부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악화로 우리금융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는데다, 이런 경기 악화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공적자금위원회(공자위)는 당초 올 상반기 내 예금보험공사 지분 17.5% 중 일부를 매각할 방침이었지만 올해 매각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자위는 지난 25일 정례회의에서 우리금융 잔여 지분 매각계획을 논의 하지 않았다. 이로써 다음달 22일 또는 29일 열리는 정례회의서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공자위 정례회의는 통상 매주 마지막주 월요일에 열리는데, 정확한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우리금융그룹 본사 [사진=우리금융] |
공자위가 올 상반기 한 차례 우리금융 지분을 매각하기로 발표했지만 현재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매각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우리금융 주가는 지난해 6월20일 최고가 1만4500원을 찍었다가 지난 27일 기준 주당 8360원을 기록해 42%가량 떨어졌다.
공자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우리금융 매각 논의가 6월에 이뤄질 것 같다"며 "의논을 해봐야 하겠지만 경기상황이 나아지고 주가가 어느정도 회복됐을때 본격적인 매각 시기 등의 일정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을 아꼈다.
금융권에선 우리금융 주가가 최소 1만3000원 이상은 돼야 공자위의 매각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적자금을 제대로 회수하자는 차원이다. 정부는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우리금융에 공적자금 12조8000억원을 투입했다.
앞서 공자위는 지난해 6월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한 지분 매각 방침안을 발표할 당시, 올해부터 오는 2022년까지 총 2~3차례에 걸쳐 최대 10%씩 분산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굳이 매년마다 매각할 필요없이 3년 안에만 팔아도 된다는 의미도 된다. 공자위가 올해를 넘겨 경기개선 신호가 보이는 내년경 지분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우리금융 입장에선 예보의 잔여지분 매각이 지연되면 될수록 악재로 작용한다. 우리금융은 완전 민영화를 위해 비은행 사업 확대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엔 생명보험사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의 지분매각이 늦어질수록 이런 외연확장 계획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 완전 민영화는 주가 상승 등을 감안하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정작 과거 우리은행 주가가 높았을 당시에도 매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미뤄보아 정부 방침에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