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0.5%로 사상 최저로 내려가자 시중은행들도 여·수신 금리 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시중은행들의 현재 1%대 안팎인 예·적금 금리는 본격적으로 0%대로 접어들 전망이다.
반면 주요 대출상품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당분간 2%대 중반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 전망하는 1%대로 뚝 떨어지기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대출금리 구조상 가산금리나 우대금리를 조정할 수 있어서다.
1일 한은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4월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2.58%로 전월대비 0.01%포인트(p) 올랐다. 주담대 금리의 주지표금리인 금융채(은행채) 5년물 금리가 0.03%포인트 상승한 탓이다.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혼합형(5년 고정, 이후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는 2.57~3.62%로 집계됐다. 시중은행별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KB국민은행 연 2.63~2.83%, 신한은행 2.77~3.62%, 우리은행 2.57~2.58%, 하나은행 2.75~3.13%다.
[표=한국은행] |
지난해 3월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가 3.04%를 찍고 난뒤, 4월 2.98%로 바로 떨어지며 2%대에 첫 진입했다. 그 이후로 주담대 금리는 줄곧 2%대 중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의 주담대 대출금리 구조는 '(금융채·코픽스)기준금리+가산금리±가감조정금리'로 구성된다. 여기에서 한은의 금리인하가 당장 영향을 미치는 건 기준금리다. 여기서 은행들은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를 조정할 수 있다. 가산금리에는 세금, 업무 원가, 리스크 관리 비용, 목표 이익률 등이 반영됐다. 우대금리는 고객의 급여이체 등의 실적에 따라 조정된다. 통상 대출금리가 예적금 금리보다 높은 이유다.
통상 고정금리 대출을 받은 사람은 기준 금리 영향을 받지 않는다.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은 대출할 때 선택한 기준금리에 따라 금리가 바뀐다.
주담대 금리는 금융채·코픽스 금리에 연동된다. 금융채 금리는 금융회사가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한 채권 금리로, 변동폭도 크고 시장의 영향을 바로 받는다. 코픽스는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가 반영되다 보니 변동폭과 시장 영향이 작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후 금융채 5년물을 비롯한 시장금리도 지속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금융권에서는 향후 금융채 금리 등이 계속 내려갈 경우 연 1%대 주담대도 등장할 수 있다고 보고 했다. 다만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시장에서 채권 금리가 이미 선반영한 부분도 있어 인하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시장 변동성도 변수다. 가산금리와 가감조정금리도 관건이다.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한 후 일부 은행은 가산금리를 오히려 높이기도 했다.
대출금리가 내려가기까진 시간차도 있다. 코픽스가 한 달에 1번, 매달 15일에 공시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지난 28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은 오는 7월16일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의 시장 자금 조달금리(금융채)가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지출해야 될 고정비가 있어 순이자 마진을 맞추기 힘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한은이 기준금리 낮추더라도 기준 금리 등 대출금리가 큰폭으로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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