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양회(兩會,중국 국회 전인대와 정협) 이후 중국 당국의 민생 챙기기 행보가 불을 뿜고 있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조치중 하나는 길거리 노점 경제 활성화 정책이다. 코로나19 이전 까지만해도 도시 정비를 이유로 엄히 규제했던 노점 경제를 대대적으로 허용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 국무원은 '길거리 경제와 노점영업, 이동상점 등을 올해는 문명도시 평가 항목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내수 회복과 일자리 늘리기를 위해 일정 정도 길거리 경제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도시 미관 보다도 상가의 이윤 창출과 내수 진작,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더 시급해진 것이다.
'위에 정책(규제)이 있으면 아래엔 대책(규제를 피하는 방법)이 있다'. 코로나19의 경제 충격을 벗어나려는 노력은 이같은 중국의 오랜 관행까지도 180도 바꿨다. 지금은 아래에 민생 요구가 있으면, 상부의 정책이 바뀐다. '코로나 민의'가 상부에 전달돼 규제가 풀리고 있다며 매체들은 당국의 '선정'을 칭송하고 있다.
쓰촨(四川)성과 저장(浙江)성 장시(江西)성 등 중국의 많은 지방성시가 경쟁적으로 길거리 노점 경제 개방을 선언하고 나섰다. 길거리와 골목, 하천 부지, 심지어 대학 캠퍼스 까지 공간이 있는 곳이면 어디나 먹고 놀고 마시면서 즐길 수 있는 거리 노점과 풍물 간식 코너가 생겨나고 있다.
콘크리트 규제로 악명높았던 길거리 노점 영업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무일푼의 주민들도 거리에서 간식과 음료 과일 장사를 하고, 각종 생활용품과 기념품을 팔아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쓰촨성 청두(成都)는 거리 경제 시행규책을 내놓고 가장 먼저 노점 경제의 성화를 치켜들었다. 임시 노점상을 허용하는 것은 물론 기존 점포 상점들도 인도 길거리로 전진 배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렇게 할 경우 길거리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수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 당국이 내수 진작의 일환으로 길거리 노점 경제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나섰다. 베이징 시내 아파트에서 학생들이 길거리에 도서와 학용품 등의 물건을 펼쳐놓고 판매하고 있다. 2020.06.01 chk@newspim.com |
"중국의 1인당 GDP가 2019년 기준 1만달러를 넘었지만 아직 6억 명 국민의 월 수입은 1000위안에 머물고 있다. 탈빈(脫貧, 극빈생활에서 벗어남)은 여전히 중요하고 엄중한 과제다. 중국엔 9억명의 노동력이 있다. 일거리가 있어야 그들이 밥을 먹고 돈을 모을 수 있다".
올해 중국의 가장 시급한 국가 과제는 탈빈이고 일자리 창출이다.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는 5월 28일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는 미증유의 경제 충격을 가져왔다며 무엇보다 주민수입 증대와 취업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말은 중국이 노점 경제 육성에 팔걷고 나선 이유의 하나이기도 하다.
"백화점과 대형 슈퍼, 전자상거래 기업만 경제가 아니다. 길거리 경제도 엄연한 경제다. 길거리 경제는 서민 노점상에 이윤을, 소비자에게 길거리 쇼핑과 외식 소비의 즐거움을 줄 수 있다. 더불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 양회 무대에서 한 전인대 대표는 노점 경제가 내수 소비와 고용을 촉진하고 경제전반에 온기를 확산시킬 것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노점 경제의 내수 부양 효과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저소득 소비 계층 중심의 노점경제를 살리면 전통시장과 관광경제, 야간경제가 살아나고 이는 결국 내수 회복을 앞당기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국민 절대다수의 저층 소비자들의 소득이 늘고 씀씀이가 커지면 선순환의 경기 싸이클도 더 빠르게 작동할 것이란 기대도 일고 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