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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폰, 평균 판매가 3년만 하락...자존심 버리고 중저가로

기사등록 : 2020-06-02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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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LG폰 ASP 15%↓…같은 기간 삼성폰은 18%↑
200만원짜리 '시그니처 에디션' 지나 중저가폰 비중 높여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LG전자의 휴대폰 평균가격이 3년만에 두 자릿 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피처폰 시절부터 '프라다폰' 등 명품 브랜드와 협업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고수하던 기존 전략과는 크게 달라진 것. 올해 '프리미엄' 제품과 '매스 프리미엄' 제품의 투 트랙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대응하겠다던 LG전자의 전략이 숫자로도 나타났다.

2일 LG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스마트폰과 피처폰을 모두 합친 LG전자의 이동단말 평균판매단가(ASP)는 전년 대비 14.6% 하락했다. LG전자가 판매하는 이동단말 기기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임을 감안하면 3년만에 LG 스마트폰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셈이다.

이는 최근 코로나19(COVID-19)로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보다 중저가 스마트폰이 강세를 보이고 있음을 감안해도 급격한 변화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평균판매단가는 전년 대비 17.7% 상승했다.

LG전자는 초(超)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인 LG 시그니처 에디션을 출시하는 등, 2017년 이래 고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에 집중했다. 이동단말 가격도 꾸준히 올랐다. 2018년에는 300대 한정 판매된 199만9800원의 'LG 시그니처 에디션2'를 비롯한 프리미엄 제품은 물론 보급형 모델까지 가격이 함께 올라 연간 가격상승률이 19%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한 자릿 수로 가격상승률이 줄어들다 결국 1분기에는 판매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LG전자는 평균 판매가격이 떨어진 이유를 "지난 1분기 보급형 모델의 매출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전략은 올해 들어 프리미엄 제품은 일부 국가에서만 출시하고 국내 시장에서는 매스 프리미엄급 제품만 출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전까지는 LG전자가 카메라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원자재비가 오른 만큼 판매가격도 상향시켰지만, 올 들어 스마트폰을 중저가 위주로 선보이고 하이엔드 비중 자체도 많이 줄였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상반기 국내 첫 플래그십 제품인 'LG 벨벳'의 가격을 90만원 이하로 책정했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S20 시리즈보다 최대 70만원 가까이 낮은 금액이다.

지난달 29일 출시한 30만원대 스마트폰 LG Q61을 비롯해 연초부터 Q·K·X 시리즈 등 중저가 모델도 한국과 유럽, 중남미 등에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성장하는 인도시장을 겨냥해 지난해 초저가 라인업인 W시리즈를 신설하기도 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에 접어들면서 중저가 제품군으로 추가 성장을 꾀할 수 있는 신흥시장을 노리는 것이다. 인도,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를 비롯한 신흥시장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처음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중저가 제품으로 심리적 저항감을 줄이는 전략을 펴 왔다.

다만 LG전자의 전략변화가 스마트폰 사업의 적자규모를 줄여 20분기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MC사업부의 턴어라운드로 이어지려면 낮은 가격대뿐 아니라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LG전자가 지난해 인도에서 W시리즈를 출시했지만 점유율은 0.5% 미만으로 아직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중저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상향 평준화되고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갖춤은 물론 타깃 시장의 소비자군이 선호하는 스펙을 파악하고 거기에 집중하는 전략도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ana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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