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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보다 한 수 위" 세계 최고 기술력 입증한 조선 3사...추가 수주 기대감↑

기사등록 : 2020-06-02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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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약 1조5000억원 고정 일감 확보...안정적 사업 기반
카타르 성과, 러시아·모잠비크 등 추가 수주 영향 끼칠듯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근심이 깊던 국내 조선업계가 모처럼 웃었다.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서 23조6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면서다.

조선업계는 이로써 향후 수년간 고정적인 '먹거리'를 확보하며 안정적인 사업 계획을 구상할 수 있게 됐다. 또 중국의 거센 도전 속에서 세계 최고의 LNG운반선 건조 기술력을 다시 한 번 입증, 러시아, 모잠비크 등 다른 지역 LNG 프로젝트의 추가 수주 전망도 더욱 밝아졌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 [사진=현대중공업] 2020.01.03 tack@newspim.com

◆ 3조6000억 수주 '잭팟'...향후 고정 일감 확보 의미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은 전날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LNG선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QP가 오는 2027년까지 3사와 100척 이상의 LNG선 건조 공간(슬롯) 상당 부분을 확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슬롯 예약은 정식 발주 전 선박 건조를 위한 공간을 확보하는 절차다. 계약 규모는 700억리얄(약 23조6000억원)에 달한다.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는 LNG 연간 생산량을 기존 7700만t에서 오는 2027년까지 1억2600만t으로 확대하기 위한 증설 사업을 추진하며 대규모 LNG선 발주에 나섰다.

앞서 지난 4월 QP가 중국선박공업(CSSC) 산하 후동중화조선과 200억 위안(약 3조5000억원) 총 16척 규모의 대형 LNG운반선 계약을 체결했다. 앞선 기술력으로 '싹쓸이' 수주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국내 조선업계의 아쉬움도 컸다. 한국이 여전히 압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금융지원과 거대한 구매력을 카타르 정부가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이 같은 강점을 앞세워 향후 세계 LNG선 시장에서 한국의 주도권을 위협할 것이란 우려도 컸다.

그럼에도 업계는 추가 물량 수주를 자신해왔다. 중국의 LNG선 건조 능력이 연간 5척 내외인 점을 감안했을 때 나머지 물량을 국내 조선 3사가 가져올 것이라는 예상으로 수주전을 준비해왔고, 예상대로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번 슬롯 계약은 정식 계약이 아닌 만큼 향후 실제로 100척 이상의 발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비밀유지 합의에 따라 각사별 계약 규모 등도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단순히 현 계약 규모대로 3사가 1/3씩 수주를 한다고 가정하면 각사는 오는 2024년까지 총 7~8조원가량의 수주를 달성하게 된다. 연간 1조5000억원 수준의 고정적인 수주 성과를 보장받게 되는 셈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카타르 수주전은 조선업계가 오랫동안 기다리고 준비해온 사업"이라며 "각사의 전체 연간 수주목표를 봤을 때는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 향후 고정적인 일감을 확보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국내 조선 3사 2020년 1분기 실적 비교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2020.05.25 iamkym@newspim.com

◆ 코로나19 수주 가뭄 해소...러시아·모잠비크 등 추가 수주 기대

조선 3사는 기대했던 수주 성공에 한껏 들뜬 분위기다. 한국 조선업의 LNG선 건조 경험과 기술이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입증됐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또 올해 초 코로나19로 인해 수주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수년간 먹거리 확보에 성공했다는 안도감이 크다.

실제로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 세계 누계 발주량은 382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지난해 995만CGT에 비해 61.6% 감소했다. 한국의 지난달 말 기준 수주잔량도 2077만CGT로 전년 동기대비 93만CGT 감소했다. 이에 조선 3사의 1분기 수주 목표 달성률도 채 10%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의 수주잔고가 1.5년 치에 그친다는 부정적인 분석도 내놓던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업계에서는 이번 카타르 프로젝트가 러시아, 모잠비크 등 다른 LNG 프로젝트의 추가 발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작년 5척을 신규로 계약한 러시아 아틱 LNG 2 프로젝트의 잔여 분 10척과 모잠비크 프로젝트에서 다수 LNG선 발주가 연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그쪽에서도 원하는 시점에 슬롯을 예약해야 하는데, 국내 조선사들이 카타르와 대규모 계약을 하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할 확률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도 "코로나19로 대형 프로젝트의 지연이 우려됐지만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이번 계약으로 증명됐다"며 "다른 지역 프로젝트 발주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amky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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