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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차세대 6G 통신 경쟁서 앞서…관건은 기지국과 특허

기사등록 : 2020-06-0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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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화웨이 등 6G 관련 연구센터 만드는 등 경쟁나서
일본도 총무성·NTT등 대응…5G열세 만회할 지 주목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5세대 이동통신규격(5G) 상용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차세대 통신규격인 6G에 대한 국제 공방이 벌써부터 시작됐다고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6G 서비스 상용화가 2027년 경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의 삼성전자와 중국 화웨이 등이 6G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 차세대 규격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도 총무성과 NTT도코모(ドコモ)가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신문은 "6G에서는 세계 인구를 넘는 기지국이 필요한 것으로 보여 기지국 등 설비와 특허를 둘러싼 경쟁이 초점"이라며 "5G까지 열세를 보인 일본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5G [사진= 로이터 뉴스핌]

신문에 따르면 6G 통신은 전파에 데이터를 싣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대역이 넓어진다. 현재 5G 통신이 기존 통신 속도의 100배인데 반해, 6G는 그런 5G의 10배 이상의 속도가 가능하다. 데이터로 보면 초당 1테라바이트(TB) 이상의 전송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지국이나 휴대 단말기, 관련 기술이나 특허가 새롭게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현재 5G 기술을 기반으로 각 요소 기술을 발전시켜 2023년부터 기술사양의 표준화작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어느 주파수대의 전파를 사용할 지 논의와 함께 특허나 관련 장치·부품 개발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장 앞서있는 곳은 한국과 중국이다. 한국은 삼성과 LG전자 주도로 연구센터가 설립됐다. 정부도 9760억원 규모의 개발사업을 검토해 민관이 함께 세계 최초 상용화를 추진한다. 중국 정부도 2019년 11월 관련 연구개발을 발표했으며 화웨이도 연구팀을 꾸렸다. 

신문은 "한국과 중국은 자국에 휴대단말기나 기지국, 전자부품 관련해 세계적인 대기업을 거느리고 있다"며 "이들 분야의 강점을 살려 민관이 6G표준화의 주도권을 잡을 기세"라고 했다. 

현재 일본은 한·중보다는 한발 뒤쳐진 상태다. 하지만 일본 정부도 지난 4월 총무성이 6G세대를 노린 종합전략 '비욘드 5G' 기본 계획을 통해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일본의 기지국 등 인프라의 세계 점유율을 현재 2%에서 30%로, 관련 특허 점유율은 5.5%에서 1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반격을 노린다.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지상에 있는 KT 연구원들이 건물 옥상에 설치된 5G 기지국을 측정하고 있는 모습. [사진=KT] 2020.03.23 abc123@newspim.com

 ◆ 인구보다 많은 기지국 필요해

기업들은 우선 기지국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6G 시대 기지국은 양과 질 양쪽에서 모두 급변해 설비 수와 관련 서비스에서 우위를 어떻게 점하느냐가 중요해진다. 

6G는 전파가 닿는 거리가 100~200미터로 한정된다. 가와니시 데쓰야(川西哲也) 와세다(早稲田)대학 교수는 인구 수의 10배의 기지국이 필요하다고 추산한다. 가와니시 교수에 따르면 현재 일본 국내 기지국은 약 60만곳이지만 6G에서는 10억곳, 전세계로 따지면 1000억여곳이 필요하다. 

다만 기지국의 크기는 줄어든다. 기존 기지국은 냉장고 크기 정도 되지만, 파장이 짧은 6G에선 안테나가 작아지기 때문에 휴대전화 크기 정도면 충분하다. 조명과 간판, 승용차 등도 기지국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가와니시 교수는 "전력 자유화처럼 로컬 기지국의 소유자가 지역을 한정해 독자적인 요금이나 속도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도 가능할 지 모른다"고 했다. 

기능도 늘어나게 된다. 기지국이 서버의 기능을 가지고 데이터를 고속처리할 수 있게 되면, 사람이 없는 곳에서도 고속통신이 실현돼 빅데이터 수집도 용이해진다. 기업은 '똑똑한 기지국'을 갖게 되면 우위에 서는 셈이다. 

기지국과 관련해선 에릭슨이나 노키아 등 유럽 기업과 중국 화웨이 3사가 현재 80%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5G에서도 이 구도는 계속될 전망이다. 유럽에서는 이 같은 강점을 살려 표준화 단체 '3GPP' 등과 같은 규격만들기를 진행시킬 생각이다.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G를 향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기지국이 고도화되면 고속데이터 처리에 사용하는 반도체 등의 수요도 필요해지는데, 미국은 인텔 등 자국 기업을 통해 반도체 분야에서 위상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소프트뱅크 로고. [사진=블룸버그]

◆ 열세 보인 일본, 6G에선 반격가능할까

일본 통신회사들도 기지국 정비 등의 구상을 밝히고 있다. NTT도코모는 위성통신 외에 바다 속이나 산간부에까지 기지국을 설치해 모든 장소를 통신 구역으로 하는 기본 구상을 내걸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성층권에서 무인비행기로 전파를 보내는 'HAPS' 구상을 진행한다. 

다만 기지국 인프라의 열세를 극복해야 한다. 일본의 기기제조사인 후지쯔(富士通)나 NEC는 일본 국내 중심 사업으로 '갈라파고스화(化)'의 상징이기도 하다. 갈라파고스화란 다른 지역과 달리 독립적인 진화경향을 보이게 된 '갈라파고스 제도'에 빗대, 기술·서비스가 국제 표준과 다르게 발전해 세계 시장에서 고립되는 것을 말한다.

한 대기업 통신사 간부는 "5G에서 실적이 없는 일본 기기 제조사가 6G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지국 외에 다른 초점은 특허다. 각 통신사는 통신이 빨리 연결되기 쉽도록 다양한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에서 먼저 상용 서비스가 시작된 5G에선 삼성이 관련 특허의 약 9%를 쥐고 있는 등, 일본 외 국가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6G 기술 공방도 이미 시작됐다. NTT도코모는 회선에서 단말기까지 통신을 전기 신호가 아닌 빛만으로 하는 '아이온' 계획을 내걸고 소비전력을 100분의 1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반도체와 통신기술 특허로 존재감을 알리려는 의도다. 

일본은 과거 통신규격에서도 갈라파고스화를 보였다. 2G 시대엔 PDC라 불리는 독자 기술을 발전시켰지만 유럽의 GSM 중심 기술에 패배했다. 3G에서 반격을 노려 'i모드' 등으로 모바일 인터넷에선 앞선 모습을 보였지만, 스마트폰으로의 전환이 늦어졌다. 

신문은 "국제연합(UN) 전문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나 3GPP 등 유럽 중심의 규격화 움직임과 발맞추는 것도 필요하다"며 "일본 기업에는 쓰라린 경험을 근거로 한 연대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eb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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