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김경수 객원 골프라이터 = "투어가 시작되는 것은 기뻐요. 그러나 당장 일본으로 가지 못하고 기다려야 합니다."(신지애·이보미)
고바야시 히로미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LPGA) 회장은 3일 "오는 25일 어스 몬다민컵으로 2020-2021시즌 JLPGA투어를 개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2019년 어스 몬다민컵 챔피언 신지애. [사진=JLPGA] |
2015~2016년 어스 몬다민컵 챔피언 이보미. [사진= KLPGA] |
JLPGA투어는 원래 3월초 개막전을 열려고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대회가 잇따라 취소된 바람에 예정보다 3개월20일 가량 늦게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어스 몬다민컵은 JLPGA투어 대회 가운데 상금(총 2억4000만엔)이 가장 많다. 그래서 7월로 예정된 세 대회가 취소됐는데도 불구하고 투어측은 이 대회를 살려 개막전으로 삼은 것이다.
2015년과 2016년엔 이보미가, 지난해엔 신지애가 이 대회에서 우승해 한국선수들과도 인연이 있다.
그러나 올해 이 대회에는 현재 일본에 있는 이지희를 제외하고, 신지애·안선주·이보미·전미정·배선우·김하늘·안신애 등 14명의 한국 선수(시드권자)들은 출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정부가 이달말까지 한국·중국·대만·미국 등지로부터의 입국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입국후 자율격리와 연습라운드 등을 감안할 때 오는 9일까지는 일본에 들어가야 대회에 출전할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이 거의 없다.
JLPGA투어 개막 소식을 들은 신지애와 이보미는 기쁨을 나타내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대회에 출전할 수 없는 처지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신지애는 이날 "투어가 열린다는 기쁜 소식을 듣고도 일본에 갈 수 없는 처지가 안타깝다"며 "나 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수 모두가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긴급사태 선언이 하루라도 빨리 해제돼 일본에 가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우승 감동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악천후에서도 끝까지 성원해준 팬들의 힘으로 우승할 수 있었다. 올해 다시한번 같은 무대를 기대했으나 안타까운 일이 벌어질 듯하다"고 거듭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보미도 "JLPGA투어가 열린다니 기쁘다"면서도 "그러나 입국제한에 걸려 현재로서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빨리 JLPGA투어에서 경기를 하고 싶다"고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보미는 지난달 열린 KLPGA투어 두 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한국에서 오랜만에 경기한 기쁨을 일본 선수들도 빨리 맛보기를 바란다. JLPGA투어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보미에게는 이날 또하나의 비보도 전해졌다. 그가 호스티스 프로로 나서는 노부타그룹 마스터스 토너먼트GC 레이디스가 올해 취소됐다는 소식이다. 이 대회 역시 총상금 2억4000만엔으로 어스 몬다민컵과 더불어 JLPGA투어 최대 상금 대회다. 10월22~25일 열릴 예정이었는데도 4개월여 앞서 취소가 결정된 것은 이례적이다. 이보미는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JLPGA투어는 어스 몬다민컵에 이어 통합 시즌 두 번째 대회를 사만사 타바사&GMO 레이디스 토너먼트(7월17~19일)로 잡고 있다.
일본 정부의 입국금지 조치가 이달말 해제된다고 해도, 국내에 머무르고 있는 14명의 한국선수들은 이 대회에도 출전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고바야시 회장은 대회에 출전할 수 없게 된 해외 선수들을 고려해 여러가지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했으나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특히 해외 선수들이 출전하지 못하는 대회는 시즌 상금 랭킹 편입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으나 대회 스폰서 등의 반발로 유동적이다.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