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유럽에서 코로나19(COVID-19) 신규 확진자가 눈에 띄게 줄고 여름철 휴가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유럽 각국이 관광산업을 살리기 위해 연이어 국경 재개방과 여행제한 완화 조치 등을 내놓고 있다.
유럽국들은 우선 코로나19 위험이 정점을 지났다고 판단하는 역내 국가들 간 관광객 이동을 허용할 방침이다. 코로나19 위험이 상당히 낮아졌다고 판단되는 이웃국들 간 관광객들의 자유 이동을 허용하는 이른바 '여행 버블'을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집단 면역 전략을 썼다가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아직도 확산세가 잡히지 않은 스웨덴에 대해서는 대부분 유럽국들이 아직 빗장을 풀지 않고 있다.
[프라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확산되며 상점 휴업령과 각종 관광장소 폐쇄령이 내려진 가운데, 체코 프라하의 프라하성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2020.03.16 gong@newspim.com |
◆ 관광대국 이탈리아와 스페인, 가장 먼저 국경 재개방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유럽국들이자 유럽 대표 관광대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여름 휴가철에 앞서 가장 적극적으로 관광 재개를 서두르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는 3일(현지시간)부터 유럽 관광객들에 국경을 개방했다. 지난 3월 초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되자 국경 문을 걸어 닫은 지 약 3개월 만에 관광을 재개한 것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 및 유럽국 간 자유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조약 가입국에서 입국하는 관광객은 다른 대륙 방문 이력이 없을 경우 14일 간 의무 격리가 면제된다.
항공편으로는 로마와 밀라노, 나폴리 등을 통해 입국할 수 있고, 육로와 해상 등 모든 교통수단으로 입국이 가능해졌다.
이 소식에 이탈리아 현지 관광업계는 다시 활기를 찾으며, 적극적으로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다만 다른 유럽국들이 여전히 여행 자제나 국경 폐쇄 조치를 지속하고 있어 예년 수준의 관광객 유입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슬로베니아 등 이웃국들은 아직 국경 폐쇄를 지속하고 있다. 독일은 유럽 여행금지령을 해제했으나 여전히 불필요한 여행은 자제하라는 권고를 유지하고 있다.
스페인도 관광 재개 준비에 나섰다. 당초 스페인 정부는 7월 1일부터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에 대해 14일 격리조치를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4일 레예스 마로토 스페인 산업통상관광부 장관은 6월 중순부터 일부 지역의 관광객들의 입국 제한 조치를 시험적으로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 전이지만 우선 프랑스와 포르투갈 관광객들에 대한 모든 제한 조치를 오는 22일부터 해제할 계획이다. 또한 세계 최대 여행업체인 독일 TUI는 지중해의 스페인령 발레아레스 제도에 독일 관광객 6000명을 유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 또한 오는 15일부터 유럽 역내 국경 개방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포르투갈 정부는 오는 15일까지 국경을 폐쇄한다는 것이 공식 방침이었으나 스페인 방침에 따라 다시 6월 말로 기한을 연장했다. 하지만 스페인이 예정보다 빨리 국경을 개방할 계획인 만큼 포르투갈의 계획도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덴마크와 노르웨이는 스웨덴을 제외한 북유럽 관광객들에게 국경을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덴마크는 독일 및 아이슬란드 관광객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도 완화했다.
북유럽국들은 대체로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집단 면역 전략에 의존한 스웨덴은 방역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르웨이와 덴마크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약 2만명에 그치고 있는 반면, 스웨덴은 3만6500명에 달하고 있다.
키프로스는 유럽국 관광객에 대한 2단계 국경 개방 계획을 발표하면서 스웨덴을 아예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스톡홀름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스웨덴 스톡홀름 중심가에 위치한 쇼핑몰에서 쇼핑객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2020.03.17 TT News Agency/Fredrik Sandberg via REUTERS gong@newspim.com |
◆ 유럽 내 해외여행 금지도 속속 철회
독일 정부는 EU 회원국과 더불어 영국,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리히텐슈타인, 스위스에 대한 여행 금지령을 오는 15일부터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3일 내각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여행 금지령이 해제된 유럽국들은 입국 금지 및 대규모 봉쇄조치가 철회됐다는 기준을 충족했다고 말했다.
마스 장관은 여행 금지령이 가이드라인으로 교체된 것이라며, 불필요한 여행을 자제하는 권고는 그대로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행 금지령 해제는 여행을 장려하는 의미가 아니다"며 "영국 등에서는 14일 격리 조치가 아직 실행되고 있는 만큼 여행 가이드라인은 불필요한 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 변화에 따라 여행 금지령과 관련한 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며 "해당 국가에서 인구 10만명 당 5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7일 이상 발생하면 여행 금지령이 다시 내려질 수 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도 대부분 유럽국에 대한 여행 금지령을 6월 중순부터 철회한다. 네덜란드 정부는 4일 여행경보를 '옐로우'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안전 리스크에 유의하면서 해외여행을 좋다는 의미다.
네덜란드 정부는 우선 독일, 벨기에, 이탈리아, 크로아티아에 대한 여행이 허가되며, 이후 프랑스, 스페인,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이 추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 확산세가 잡히지 않은 영국과 스웨덴 여행은 여전히 금지된다. 네덜란드는 코로나19 리스크가 줄어든 유럽국 관광객에게 국경도 개방한다는 방침이지만, 영국과 스웨덴은 역시 제외됐다.
[베니스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이탈리아 정부가 코로나19(COVID-19) 확산을 막기 위한 전국 봉쇄조치를 단계별로 완화한 가운데 베니스 거리가 다시 인파로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2020.05.04 gong@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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