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하나은행도 올 상반기 임직원의 핵심성과지표(KPI) 목표를 완화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영업환경이 악화된데 따른 조치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달 말 올 상반기 영업점 및 지역본부 KPI 목표를 하향 조정해 현장에 적용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영업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직원들의 영업 부담을 줄이는 대신, 코로나19 지원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본점 [사진=하나은행] |
이번에 하나은행 KPI는 ▲영업본부 기업 신규고객 목표 20% 하향 ▲고객수익률 평가기준 완화 ▲내부통제 평가기준 변경 ▲외국인·외국환 거래 비중이 높은 점포 평가 조정 ▲코로나19로 폐쇄된 지점 평가 조정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컸던 대구·경북지역 평가 조정 등이 바뀌었다.
이중 '고객수익률 평가기준 완화'는 이전 고객수익률이 10%여야 10점을 받았던 것을,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악화를 반영해 수익률이 5%여도 10점을 받도록 조정한 것이다. '내부통제 평가기준 변경'은 코로나19가 심한 달과 심하지 않은 달의 내부통제 배점 가중치를 달리한 것을 말한다.
외국환, 한시 폐쇄, 대구·경북 지역 등 평가 조정 대상에 속하는 지점들은 코로나19로 타격이 컸다는 사정이 감안됐다.
다만 '영업본부 기업 신규고객 목표 하향'에 대해서는 노조와 이견이 있다. 목표를 영업본부만 낮추고, 영업점은 유지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현장에서 KPI 완화를 체감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나은행은 영업본부 산하에 30여개 영업점을 두는 구조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영업본부 KPI가 낮아지면 영업점들의 목표도 자연스레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과거부터 KPI 조정은 이런(영업본부를 조정하는 것) 방식을 취해왔다"고 말했다.
이로써 주요 시중은행 중에는 신한은행만 코로나19로 인한 KPI 목표 조정을 완료하지 못했다. 은행들의 KPI 목표 감축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금융당국 등이 지난 4월 만나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함께 논의하기로 합의한 사항이다. 이에 지난 3월 기업은행(13개 지표 목표 15% 하향), 우리은행(3월 결제성 계좌 지표 제외), 농협은행(평가주기 분기→반기로)에 이어 지난달 KB국민은행(창구 대면지표 10~15% 하향)이 목표 완화에 나섰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 세전 영업이익 목표를 10% 낮추면서 KPI 목표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고객중심 평가체제로 전환하면서 KPI 평가를 상대에서 절대로 바꿨다. 코로나19 관련해서는 정확한 KPI 조정 범위와 폭을 정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라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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