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6월 1일 중국 정부가 하이난 자유무역항 개발의 로드맵을 제시한 후 주식시장에서 국영 대형 여행사 '중국국여(中國國旅·중국국제여행사,601888)'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중국국여의 핵심 사업인 면세점이 하이난 개발계획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면세점 매출 확대를 기대한 시중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국여는 중국 유일의 관광 서비스업과 면세 사업 시스템을 갖춘 중국 관광업계 1위 기업이다. 최근 관광 서비스 사업에서 철수하고, 면세점 사업에 주력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하이난 자유무역항 수혜 기대, 주가 고공행진
하이난 자유무역항 계획이 발표된 지 4일째인 6월 5일, 중국국여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05%가 오른 중국국여는 106.41위안으로 장을 마쳤다. 그간 주식시장에서 중국국여 종목은 특별한 호재와 화제성이 없어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두 발 중국국여의 주가는 꾸준히 가파른 상승을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이후 주가가 60%가까이 상승했다. 시가 총액도 2000억 위안을 돌파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외자 유입도 큰 폭으로 늘었다. 하이난 자유무역항 발표 후 2~4일 동안 연속 3거래일 외자 순유입이 이뤄졌다. 6월 5일 기준 외자가 보유한 중국국여 주식 규모는 278억 위안으로 전체 지분의 14.25%에 달한다. A주 주식 가운데 외자 보유 비중이 10번째로 많은 주식이 됐다.
신용거래(융자, 대주) 규모도 최근 가파르게 증가했다. 4일 기준 중국국여의 신용거래 잔액은 17억2900만 위안, 그중 융자 잔액은 16억 8500만 위안으로 5월 8일 보다 59%가 늘었다.주가 상승, 외자 유입 증가, 신용거래 증가 등 '핫 스톡'의 3요소를 두루 갖춘 것이다.
동북증권, 광발증권, 동방증권, 천풍증권 등 다수의 중국 증권사들도 하이난 면세 사업 확대에 따른 중국국여의 수혜를 예상하고, 중국국여 주식에 대해 매수 투자 의견을 내놨다. 이들 증권사들이 하이난 자유무역항 계획 발표 후 중국국여의 목표가(향후 6개월)를 최고 117.51위안 수준으로 제시했다. 중국국여의 주가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9일 오전 9시 53분(현지시간) 전일 대비 4% 이상 오르며 110위안을 훌쩍 넘어섰다.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 2020.06.09 jsy@newspim.com |
중국국여에 자본이 밀려드는 것은 면세사업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1일 국무원이 발표한 '하이난 자유무역항 건설 총체적 방안'에 따르면, 하이난은 2025년 전까지 부분 수입 상품에 대한 무관세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시행되는 △ 일부 수입 품목에 대해 하이난다오 주민 면세 구입 허용 △ 외부 관광객의 도내 면세 구입 허용 한도 연간 10만 위안으로 확대 △ 외부 관광객 면세 상품 종류 다양화 △ 하이난다오 육성 기업에 대한 기업 소득세율 인하 등 조항이 중국국여 매출 증대에 직접적인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국여는 관광 서비스를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2014년 면세점 사업에 진출한 이후 면세점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면세점 사업 강화를 위해 2018년 말 그룹 산하 중국국제여행사총사를 매각했고, 최근엔 사명 변경을 통해 면제사업 기업으로 이미지 굳히기에 나섰다.
향후 중국국여의 명칭은 '중국국여그룹 중면유한공사(中國國旅集團中免有限公司)'로 바뀔 예정이다. 중면유한공사(中免有限公司)의 정식 명칭은 '중국면세품 유한책임공사(CHINA DUTY FREE)'로 1984년 설립된 국영 면세사업자다. 사명 변경은 국여가 관광 서비스 분야를 덜어내고, 면세 사업에 집중할 것을 보여준다.
세계 최대 규모 면세점인 하이난 싼야 하이탕완 면세점 |
◆ 하이난 면세점 시장 장악, 증시에선 유망주로 주목
중국국여는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 상하이공항, 광저우 윈산(廣州雲山)공항, 항저우 샤오산(杭州蕭山)공항, 청두 솽류(成都雙流) 공항 등 전국 대다수 거점 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하이난다오 싼야(三亞)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 하이탕완(海棠灣) 면세점도 중국국여가 운영한다. 중국에서 유일하게 전국 시장을 커버하는 면세 사업자다.
중국국여는 하이난다오 하이커우(海口) 면세점도 건설 중이다. 58억 8000만 위안이 투자된 1기 공정은 2022년 완료되고, 69억 8000만 위안이 투입된 2기 공정은 2025년 완성된다. 싼야는 하이난다오 최남단, 하이커우는 최북단에 위치해 있다.
면세점 전문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국여에 하이난다오는 매우 중요한 거점 시장이다. 2019년 하이난 면세사업장의 매출은 105억 위안으로 기업 전체 수입의 22%를 차지했다. 하이난 면세사업장의 순이익은 14억 위안으로 총 순이익의 64.4%에 달한다. 순이익 규모도 29%가 증가했다.
중국국여 전체 면세 사업장 가운데 하이난다오 '하이탕완 싼야 면세성(海棠灣三亞免稅城)'의 매출 비중은 1/4에 불과하지만, 순이익은 2/3에 달한다. 하이난다오 면세 사업의 수익성이 압도적임을 보여준다. 현재 건설 중인 하이커우(海口) 면세성이 완성되면 하이난다오 면세 사업 수익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난다오 면세 시장에서 중국국여의 영향력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올해 5월 중국국여는 중국여유그룹이 소유한 하이난 하이커우 메이란공항 면세점(海口美蘭機場免稅店)의 지분 51%를 현금으로 인수했다. 하이커우 메이란공항 면세점은 공항점 외에도 하이커우 시내 면세점, 충하이(瓊海) 보아오(博鰲) 시내 3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보아오포럼이 열리는 충하이는 하이난 중동부에 위치해 있다. 이로써 중국국여는 하이난 섬 북부, 중부, 남부에 걸쳐 면세점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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