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벙커와 연못이 맞닿아 있는 홀을 가끔 봅니다. 그 경계 지점에 볼이 멈추면 그 볼은 벙커에 있는 것입니까, 페널티구역에 있는 것입니까?
A: [서울=뉴스핌] 김경수 객원 골프라이터 = 벙커와 연못(페널티구역)이 연결된 코스를 가끔 볼 수 있습니다. 혹자는 이런 곳을 '비치 벙커'라고 부릅니다. 국내 골프장 가운데는 블루원상주·파인리즈·현대솔라고·대구CC 등지에 그런 곳이 있습니다.
이번주 미국PGA투어 찰스 슈왑 챌린지가 열리는 콜로니얼CC 9번홀 그린 앞. 벙커를 페널티구역에 포함시킨 것이 특이하다. 이러면 그 곳은 벙커가 아니라, 페널티구역이 된다. [사진=미국PGA투어] |
콜로니얼CC 9번홀 그린 앞 원경. [사진=미국PGA투어] |
대회에서는 이럴 때 두 코스 구역의 한계를 정하는 페널티구역 선을 긋습니다. 연못의 수심이 변하는 것을 감안하여 대개는 연못 가장자리에서 50cm~1m 이격된 벙커의 모래 위에 선을 긋습니다. 그 선을 경계로 한쪽은 벙커, 다른 한쪽은 페널티구역이 되는 것입니다. 만약 볼이 빨간 페널티구역에 멈춰 측면구제를 받으려면 볼을 벙커에 드롭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원회에서는 플레이어가 그 벙커의 페어웨이쪽에 위치한 드롭존에서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로컬룰로 드롭존을 설치하기도 합니다.
선이 없다면 페널티구역임을 확인하는 인접 말뚝을 연결하는 가상의 선으로 벙커와 페널티구역을 가름합니다. 말뚝조차 없다면 물이 고이는 지점(연못 가장자리)이 벙커와 페널티구역의 경계선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PGA투어가 코로나19로 중단된지 13주만에 이번주 재개됩니다. 대회명은 찰스 슈왑 챌린지이고, 대회장소는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있는 콜로니얼CC입니다. 콜로니얼CC는 메이저대회를 개최하는 코스를 제외한 나머지 미국PGA투어 대회 코스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대회를 열어온 것으로 유명합니다. '근대 골프의 거장' 벤 호건이 이 코스에서 다섯 차례나 우승해 '호건스 앨리'(호건의 안마당)라고도 불립니다.
이 코스의 9번홀(길이 385야드) 그린앞에는 연못이 있고, 그린과 연못 사이에는 폭이 좁은 옹색한 벙커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회 위원회에서는 길다란 벙커를 페널티구역에 포함시켜 코스를 셋업합니다. 지난해까지 그랬고, 올해도 그럴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9번홀 그린앞 벙커는 벙커가 아니라, 페널티구역이 됩니다. 볼이 페널티구역과 벙커에 동시에 있을 경우 페널티구역에 놓인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볼이 9번홀 그린앞 벙커에 빠질 경우 주의 깊게 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 곳은 벙커가 아니고 페널티구역입니다. 페널티구역에서는 일반구역(페어웨이·러프)에서처럼 별다른 제한없이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치기 전에 클럽을 지면에 댈 수 있고, 연습 스윙을 하면서 지면을 터치할 수도 있습니다. 백스윙 때 클럽이 지면에 닿아도 상관없습니다. 벙커에서 할 수 없는 행동을 이 9번홀 그린앞 벙커에서는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볼 주변의 모래가 울퉁불퉁해도 평평하게 고를 수 없습니다. 그러면 스트로크에 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개선하는 행동으로 간주돼 일반 페널티가 따릅니다<골프 규칙 2.2c, 8.1a, 17.1d>.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