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크게 둔화됐다가 내년엔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한은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와 주요국 물가동향을 점검했다.
[자료=한국은행] |
한은은 매년 2회 이상 국회에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보고해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 내용과 배경을 설명한다. 이번 보고서는 2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후 부터 5월 회의까지를 대상으로 작성됐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과 주요국의 봉쇄·격리조치가 글로벌 수요와 공급에 전례 없는 부정적인 충격을 주는 가운데 물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봉쇄조치 정도에 따라 국가별로 물가흐름이 상이했다. 봉쇄조치가 강할수록 식료품가격의 상승폭과 서비스물가 낙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면 봉쇄조치가 시행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 생필품가격 상승이 미미하며, 고교무상교육 확대,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오름세가 둔화됐다.
이상형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국제유가 하락 사라지는 가운데 경기개선, 복지정책 영향 축소 등으로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런 경로는 코로나19 전개 양상, 국제유가 추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은은 저물가 기조 속 통화당국으로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가능한 정책 수단들을 전부 다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필요할 때 활용하겠다라는 입장을 누차 밝혔다"며 "앞으로도 이런 코로나가 장기화된다든지, 경기 부진이 예상보다 안좋다 하면 그런 정책들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부총재보는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상당히 가까워졌다고 했다"면서도 "그러나 실효하한은 국내외 경제 상황이나 정책 운영 상황에 따라서 가변적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여건 변화를 봐가면서 평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물가안정목표제의 변화 가능성도 시사됐다. 박 부총재보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현행 물가안정목표제를 어떻게 개선해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일 수 있는지, 그런 부분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물가 수준목표제, 평균물가목표제 등이 거론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조금 더 많이 검토를 해나가야 하는 영역"이라며 단기내 시행은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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