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한국은행이 미중 갈등이 격화될 경우 우리나라 수출 하방 리스크가 더 커진다고 경고했다.
11일 한은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수출 여건을 점검했다.
[자료=한국은행] |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경기 회복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은은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출이 점차 회복할 것"으로 보면서도 "전방산업의 수요 위축으로 반도체 고정가격이 하락할 경우 기업들이 구입시기를 늦추면서 반도체경기 회복이 더욱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이 반도체경기에 미치는 영향에는 긍정적·부정적 측면이 혼재하고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언택트(비대면)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서버수요가 늘어나는 점은 긍정적이나 이동제한 조치로 반도체 수요 비중이 더 큰 휴대폰·가전제품 등 내구소비재 수요가 줄어든 점이 부정적이다.
또한 한은은 미중 갈등을 리스크로 꼽았다. "미중 무역갈등 심화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여 글로벌 투자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중국기업 규제 글로벌 기업의 탈중국화 가속화 등은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주요국에 비해 양호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는 중국경제가 미·중 무역갈등으로 다시 타격을 받을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유가 급락 역시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수요가 취약한 상황에서 저유가 지속은 산유국 경기부진, 선박·기계류·철강 등 원유 관련 업종의 업황 악화를 초래한다"며 "선박, 기계류, 철강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형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하반기 중국 경제개선 등 감안할때 우리 수출이 글로벌 상품교역에 비해서는 양호한 흐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다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세계경제 회복세 늦어지거나, 중국 경제가 미중 갈등으로 다시 타격받을 경우 우리 수출이 적지 않은 영향 받을 수 있는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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