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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증시 회귀' 열풍에 들썩이는 중국 테마주

기사등록 : 2020-06-1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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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징둥 홍콩 2차 상장, 4.66억원 조달 계획
미국 증시의 '중국테마주', 서킷브레이커 랠리
기술주 중심 중국 기업의 '홍콩행' 지속 전망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미∙중 갈등 속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에 대한 미 증권거래소의 관리감독이 강화되면서, 중국 기업들의 홍콩 2차 상장 열풍이 일고 있다. 성숙한 상장 매커니즘, 달러 조달의 편의성, 중국 투자자들과의 높은 접근성 등 여러 강점을 보유한 홍콩 시장은 중국 기업들에게 있어 적대적인 미국을 대신할 차기 상장지로 조명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중국 테마주(해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주식)들의 주가는 이유를 알수 없는 '이상' 등락폭을 기록하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 나스닥지수의 상승 랠리 속에 홍콩 회귀 이후의 주가 상승 기대감 등이 중국 테마주에 대한 관심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홍콩 증시 상장 기준에 부합하는 중국 기업들의 회귀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달러 자금 수요가 큰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기업들의 홍콩행 열풍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홍콩 신화사 = 뉴스핌 특약] 배상희 기자 = 중국 게임사 왕이(網易∙넷이즈)는 '왕이-S(網易-S)'라는 종목명으로 11일 홍콩증권거래소에서 2차 상장을 완료하고 210억9000만 홍콩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

◆ 넷이즈 이어 '징둥', 최대 규모 상장 예고 

중국 대표 게임사 왕이(網易∙넷이즈)가 11일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왕이-S(網易-S 09999.HK)'라는 종목명으로 2차 상장에 성공한 데 이어, 오는 18일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징둥(京東∙JD닷컴)이 징둥그룹-SW(京東集團-SW 09618.HK)이라는 종목명을 앞세워 2차 상장에 나선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징둥은 홍콩에서의 2차 상장을 통해 최대 1억3300만 신주를 발행, 38억7000만 달러(약 4조6600억원)의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올해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이뤄진 상장 사례 중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상장 공모가는 주당 226 홍콩달러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먼저 홍콩 증시 2차 상장에 나선 넷이즈는 11일 공모가 대비 6.59% 오른 130 홍콩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시초가는 공모가인 123 홍콩달러보다 8% 이상 높은 주당 133 홍콩달러로 형성됐다. 거래액 규모는 72억2700만 홍콩달러, 시가총액은 4458억2100만 홍콩달러를 기록했다. 넷이즈는 이번 2차 상장을 통해 1억7000여만 주를 발행해 총 210억9000만 홍콩달러(약 3조26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들 두 기업 외에 중국 최대 검색 포털 바이두(百度), 초·중등 온·오프 전문교육기관 하오웨이라이(好未來·TAL Education Group), 중국 최대 교육기관인 신둥팡(新東方),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씨트립(C-Trip) 등이 홍콩 2차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중국 3위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拼多多)는 현지 매체를 통해 유력한 홍콩 상장 기업으로 지목됐으나, 핀둬둬 측은 이를 부인한 상태다. 

이들은 모두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기업들로, 최근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미국이 중국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것이 홍콩 추가 상장 현상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증시에 등록된 종목명 "S"는 2차 상장 기업을 의미하고, "W"는 차등의결권 기업을 의미한다. 차등의결권은 1주당 10개 한도의 의결권을 부여해 일부 주주의 지배권을 강화,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대한 기업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홍콩증권거래소는 지난 2018년부터 중국의 우수한 IT 기업들이 해외 증시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과 함께 뉴욕이나 런던증시 상장 기업들의 2차 상장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알리바바의 경우 지난 2014년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당시 홍콩 증시 상장을 검토했었지만, 당시 홍콩거래소가 차등의결권 주식을 인정하지 않아 뉴욕행을 선택한 바 있다. 이후 2018년부터 홍콩증권거래소가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하자, 알리바바는 지난해 11월 홍콩거래소에서 알리바바-SW(阿裏巴巴-SW, 09988.HK)라는 종목명으로 2차 상장했다.

[뉴욕 중신사 = 뉴스핌 특약] 배상희 기자 = 지난 2014년 5월 22일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에 성공한 징둥(京東∙JD닷컴)의 류창둥(劉強東) 최고경영자(CEO)가 상장 당일 나스닥 거래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미국 증시 중국테마주 들썩, 서킷브래이커 랠리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중국테마주에 대한 서킷브레이커 조치가 연일 발생하고 있다. 서킷브레이커는 주가가 급등락 할 때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매매 거래를 15분간 중단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코로나19 여파 속 전세계적인 양적완화(QE) 흐름이 이어지면서 전세계 자금은 펀더멘털 충격이 비교적 적은 과학기술주로 몰리고 있다. 이와 함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지난 9일(이하 미국 현지시간) 장중 한때 10,002.50까지 오르며 1만 선을 돌파한 데 이어, 10일에는 종가 기준 처음으로 1만 선에 안착했다. 이는 나스닥의 1971년 출범 이후 49년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이와 함께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테마주 주가가 급등락 현상을 보이면서 수 차례 거래가 중단됐다.

대표적으로 지난 9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 부동산 중개업체 팡둬둬(房多多∙Fangdd)의 주가는 장중 한때 전 거래일 대비 12배(1200%)나 뛰었고 14번이나 거래가 중단됐다. 

이튿날인 10일에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중국테마주의 거래 중단 사태는 이어졌다. 이날 원성진룽(穩勝金融∙WINS), 자인진커(嘉銀金科∙JFIN), 진룽제(金融界∙JRJC) 등의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수십 차례 거래가 중단됐다. 특히, 자인진커는 이날 장중 한때 1000%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전날 주가가 12배 급등한 팡둬둬도 이날 장중 한때 46% 급등했다가 다시 66% 급락했고, 수 차례 서킷브레이커 조치가 이뤄졌다. 

이 같은 이상 주가 현상이 발생한 배경과 관련해서는 전문가들은 물론, 회사 측에서도 알 수 없다는 반응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나스닥지수 상승 흐름에 편승한 일시적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홍콩 회귀 열풍과의 연관성에 주목하며, 홍콩 2차 상장을 통해 중국 테마주의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이같은 현상을 이끈 것으로 풀이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추가 상장 시도가 이어질 것이며, 홍콩은 그 핵심 목적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홍콩거래소는 영국과 미국 등 '선진 시장'에 상장했고 시총이 400억 홍콩달러 이상이거나, 시총이 100억 홍콩달러 이상이고 최근 1년 매출이 10억 홍콩달러 이상인 기업에 한해 동시 상장을 허용하고 있다.

중국 윈드(Wind) 통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중국테마주는 251개로 과학기술주와 소비주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들 기업의 전체 시가총액은 1조7000억에 달한다. UBS 통계에 따르면 6월 4일까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자본 기업 중 42곳이 홍콩 추가 상장 기준에 부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대형 증권사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투자은행(IB) 파트의 왕성(王晟) 책임자는 "홍콩 증시로의 회귀는 중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자금조달의 방안이 되고 있다"면서 "홍콩 증권 시장은 투자 구조의 다변화, 중국 투자자와의 접근성 확대 등을 기대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홍콩은 성숙한 2차 상장 매커니즘을 구축하고 있어, 기업들의 추가 상장 리스크를 덜어주고, 비용 절감의 선택지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화싱증권(華興證券)의 팡밍(龐溟)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많은 중국 기업들이 2차 상장 목적지로 홍콩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신경제(新经济, ICT 기술을 기반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경제) 기업들의 대다수는 달러 자금을 기반으로 구축된 만큼 달러 자금 조달이 필요하고 해외 융자 수요가 크며, 이는 홍콩 증시를 선택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갈수록 더 많은 신경제 기업이 홍콩 상장을 추진하는 추세이며, 홍콩 시장에서 이들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년새 23%에서 26%로 늘었으며, 향후 5년간 30%에서 35%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pxx1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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