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주요국의 경제 활동 재개가 본격화된 가운데 소비자들이 쇼핑몰을 향해 러시를 연출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에 마비됐던 민간 소비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가 살아날 경우 훈풍이 제조업계까지 확산될 수 있어 주목된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샴페인을 터뜨리기는 아직 이르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2차 팬데믹 리스크가 여전한 데다 고용시장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어 소비 회복이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런던의 한 백화점 앞에 길게 늘어선 줄 [사진=블룸버그] |
15일(현지시각) 영국 BBC를 포함한 주요 외신은 소매 영업점과 대형 쇼핑몰이 밀집한 시내 중심가마다 쇼핑 인파가 홍수를 이뤘다고 보도했다.
3개월간의 셧다운이 해제되자 소비자들이 쏟아져 나온 것. 시장조사 업체 스프링보드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를 기준으로 쇼핑객이 지난주 대비 38.8% 급증했다.
팬데믹 사태가 벌어지기 이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쇼핑 인파는 크게 위축됐지만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블룸버그는 스포츠 용품과 화장품, 의류까지 런던 중심가의 매장 곳곳에 마스크를 착용한 쇼핑객들이 길게 줄을 지었다고 전했다.
영국의 소매업계 시장 규모는 4000억파운드(5020억달러).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불과 수 개월사이 관련 업체는 눈덩이 손실을 떠안은 상황이다.
청신호는 중국에서도 켜졌다. 베이징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났다는 소식에 전세계가 긴장하고 있지만 신발부터 자동차까지 크고 작은 아이템의 소비가 강하게 살아나면서 제조업과 부동산 시장까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민간 소비 회복에 따른 선순환이 가시화되자 금융업계 이코노미스트들이 중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 잡기 시작했다는 것.
지난 5월 중국의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에 비해 2.8% 감소했다. 전월 7.5% 급감했던 민간 소비가 반전을 보이기 시작한 셈이다.
특히 지난달 자동차 판매가 전년 동기에 비해 3.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년래 최고치로, 팬데믹 사태 이전부터 하강 기류를 탔던 자동차 시장이 회생 신호를 나타냈다.
소비가 개선되면서 제조업 지표도 살아났다. 지난달 제조업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해 4월 수치인 3.9%에서 상당폭 상승한 것.
제조업 경기 훈푼에 기대 고용 시장도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는 움직임이다. 5월 중국 실업률은 5.9%를 기록해 전월 6.0%에서 소폭 하락했다. 바이러스가 크게 확산됐던 2월 실업률은 6.2%까지 상승한 바 있다.
이 밖에 주택 매매 감소 폭도 최근 들어 축소되고 있다. 민간 소비 회복이 소매업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까지 번진 결과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잡기 시작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8%에서 2.0~2.5%로 상향 조정했고,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성장률 상승 반전 시기를 당초 3분기로 예상했지만 2분기에 이미 회복이 본격화됐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아직 낙관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기업의 파산과 대규모 감원이 이어지고 있어 소비 회복의 영속성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2차 팬데믹이 전개되면서 경제 셧다운이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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