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무단으로 이탈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6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구속 상태였던 김씨는 석방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2단독 박창희 판사는 16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68) 씨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위임받은 질병관리본부장이 미국 LA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14일간 격리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다"며 "김씨는 이를 위반하고 여러 역사 및 편의점, 사우나 등 격리조치를 위반했기 때문에 범죄사실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자가격리 기간에 다중시설을 방문한 죄질이 좋지 않지만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음성 판정을 받아서 코로나 바이러스 추가전파가 발생하지 않은 점, LA에서 입국할 때 수중에 별다른 재산이 없었고, 마땅한 거처도 없었던 점 등 참작할 사정이 있었던 점을 고려해 양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서울동부지법 /뉴스핌DB |
김씨는 지난 4월 10일 미국에서 입국한 뒤 자가격리 조치를 어기고 다음 날 사우나와 음식점 등을 방문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김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집으로 돌아갔지만 또다시 외출했다가 체포됐다.
김씨는 코로나19 검진 결과 음성으로 판정됐지만, 서울 송파구청은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김씨를 경찰에 고발 조치했다. 김씨는 결국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자가격리 무단 이탈자가 구속된 첫 사례였다.
검찰은 지난달 19일 열린 공판에서 "피고인은 코로나19 의심자에 해당함에도 격리 조치를 위반했다"며 징역 6월을 구형했다.
이에 김씨 변호인 측은 "김씨는 2년 전 부인과 사별하고 홀로 고시원에서 지내오던 중 40년 전 이민 간 노모를 보기 위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돌아왔다"며 "출국 전 살았던 고시원에서 김씨를 거부한 탓에 갈 곳이 없어 돌아다니게 됐다"고 변론했다.
이어 "김씨는 입국 직후 송파구청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기에 돌아다녀도 피해가 될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며 "범행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선처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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