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서울을 중심으로 청약시장이 과열되면서 주택채권입찰제 도입 가능성이 또다시 대두되고 있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로 시세보다 싼 가격에 분양하는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00대 1에 달하는 등 청약시장 열기가 치솟고 있다.
다음 달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로또분양' 우려까지 겹치면서 정부의 추가 부동산 대책에 채권입찰제가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7일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17일 오전 관계장관 회의(녹실회의)에서 부동산 관련 대책을 논의한 뒤 그 내용을 발표한다. 이번 대책에는 규제지역 확대, 대출규제 강화, 세제 등 다양한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청약시장을 대상으로 한 추가 규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최근 서울 분양아파트 평균 청약률이 100대 1에 달하는 등 청약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올해 서울의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99.3대 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37.2대 1)와 인천(37.3대 1)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도 40.7대 1에 달했다. 이는 지방 18.3대 1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청약 경쟁률이 지방을 앞지른 것은 2010년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이러한 청약 과열을 잠재우기 위한 대책 중 하나로 채권입찰제가 거론된다. 전매제한기간 확대 등 기존 정부 대책만으로는 막대한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채권입찰제는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30% 이상 저렴해 시세차익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수분양자에게 제2종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하도록 하는 제도다. 시세차익 일부를 국고로 환수하기 때문에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는 여전히 많기 때문에 청약 시장 열기는 더 높아질 것"이라며 "채권입찰제를 도입하면 제값을 주고 주택을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투기적 수요가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28일 유예기간 종료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된다는 점도 채권입찰제 도입 필요성을 키우는 대목이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따른 낮은 분양가 책정으로 청약 시장에 수요가 대거 몰릴 것이란 우려에서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분양가상한제 등 정부의 분양가 규제로 시장에선 '로또분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채권입찰제 도입으로 기금을 마련하고 영구임대주택을 짓는 등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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