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스테로이드계인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낮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덱사메타손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데다 가격도 저렴해 더욱 주목 받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덱사메타손이 산소호흡기에 의존한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3분의 1가량 줄였다고 밝혔다. 기타 산소 치료를 받는 환자의 경우 사망률은 약 20%가량 하락했다.
연구팀은 2100명의 코로나19 환자에게 덱사메타손을 치료제로 사용하고 덱사메타손을 투여하지 않은 약 4300명의 환자와 비교했다.
덱사메타손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데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약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연구팀은 덱사메타손이 팬데믹(pandemic·대유행) 초기부터 영국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사용됐다면 최대 5000명의 생명을 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덱사메타손.[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6.17 mj72284@newspim.com |
이번 연구를 주도한 마틴 랜드레이 옥스퍼드대 교수는 "이것은 산소호흡이나 다른 산소치료를 받는 코로나19 환자에게 덱사메타손이 투여됐다면 놀라울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랜드레이 교수는 이어 "50파운드(약 7만6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8명의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으며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를 대체할 약을 찾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연구를 주도한 피터 호비 교수는 "덱사메타손은 현재까지 유일하게 사망률을 상당히 줄이는 것으로 나타난 유일한 치료제"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승인된 코로나19 치료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망자는 43만1000명에 이른다.
뉴욕대 의과대학의 샘 파니아 교수는 NYT에 "동료평가에서도 입증된다고 가정하면 이것은 엄청난 돌파구"라면서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더 강조할 수조차 없다"고 했다.
이날 영국 정부는 덱사메타손을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하도록 하고, 20만 명의 환자에 투여할 만큼의 덱사메타손을 축적해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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