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나이스신용평가가 중국 지방공기업 신용평가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주의' 조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사태에 이어 중국 업무로 인한 신뢰 훼손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앞서 12일 금감원은 나신평에 대해 중국 A기업의 회사채, 기업어음 등 5건의 신용평가에서 평가방법론 적용이 부적합했다는 이유로 '기관주의' 제재를 내렸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2020.05.11 pangbin@newspim.com |
17일 뉴스핌 취재 결과, A기업은 중국 길림시철로투자개발유한공사(이하 길림철로공사)로 확인됐다. 길림철로공사 평가에서 지원주체인 길림시의 최종 신용등급이 아닌 길림시 자체신용도로부터 1등급을 하향해 최종등급을 결정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8년 7월 나신평은 길림철로공사 무보증 사모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평가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나신평의 평가 결과가 틀렸다는 게 아니다. 다만 국내 평가에 적용하는 방법을 해외 지방자치단체에 적용한 부분, 즉 내부적인 평가방법론 적용을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신평은 "이번 평가가 꼭 잘못됐거나 길림철로공사에 등급을 높게 줬거나 했다는 건 아니다. 다만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지적을 받은 만큼 내부 프로세스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기관주의는 금감원의 제재조치 중 가장 낮은 등급이다. 금감원 제재는 크게 4단계(기관주의-기관경고-업무정지-인허가취소)로 나뉜다. 나신평의 평가에 문제가 있지만, 심각한 수준의 잘못은 아니라는 것이다. 기관주의를 받았다고 해서 벌금을 내거나 사후조치에 대해 따로 보고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신용평가사 입장에서 신뢰 하락은 곧 손실로도 이어질 수 있는 문제다. 특히 나신평은 지난해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평가로 인해 금감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던 적이 있어, 연이어 중국 평가로 인해 발목이 잡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최영 부회장 아들의 공군 '황제 병사'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나신평의 이미지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한기평, 한신평, 나신평이 과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데, 나신평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 그만큼 다른 두 신평사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며 "나신평 입장에서도 소통 강화 등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신용평가에 대한 어려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중국 채권·부동산 등 투자 관심이 확대되고 있었다"며 "그러나 코로나19로 관련 업무가 중단된데다, 신평사 입장에서 평가 어려움까지 더해지면서 상황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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