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서울시 구청장 25명이 보유한 부동산은 평균 14억여원으로 국민 평균보다 4배 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구청장은 시세의 절반 수준으로 신고해 부동산 재산에 대한 축소 신고 의혹도 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8일 발표한 '서울시 구청장 부동산 재산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구청장 25명이 보유한 부동산 재산은 총 358억원이었다. 1인당 평균 14억3000만원을 보유한 셈이다. 이는 국민 평균(3억원)보다 4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18일 서울시 구청장 신고재산 분석결과 기자회견을 개최한 경실련. [사진=경실련] 2020.06.18 urim@newspim.com |
구청장 25명 중 상위 5명이 보유한 부동산 신고액은 48억원이다. 하지만 부채까지 더하니 5명의 평균 전체 보유자산은 46억원으로 2억원 감소했다. 경실련은 갭투자가 의심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70억원대 부동산을 보유했으나 신고한 전체 재산은 56억원이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신고 부동산이 50억원이었지만 신고자산은 38억원이다.
경실련은 "이는 채무가 반영된 결과로 대출을 받아 부동산투기로 자산을 축적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또 구청장들의 부동산 축소 신고도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구청자들이 보유한 아파트 시세를 조사한 결과 아파트·오피스텔을 보유한 13명이 신고한 재산은 총 118억원이었지만 시세는 약 205억원이었다. 실제 자산가치보다 58%나 축소된 것. 아파트 재산 상위 1위인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배우자 명의로 강남구와 송파구에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을 보유했는데 시세반영률은 37%로 가장 낮았다.
문재인 정부 이후 아파트값 상승으로 이들 구청장의 부동산 재산도 크게 상승했다. 아파트를 보유한 구청장 13명의 24채 아파트 재산은 평균 5억1000만원 올랐다.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서울 구청장 보유 부동산 상위 5위 현황. [자료=경실련] 2020.06.18 urim@newspim.com |
아울러 작년 1월 종로구, 강남구, 서초구, 마포구, 성동구, 동작구 6개 구청장은 국토교통부를 찾아가 "표준지와 표준단독주택 공시 예정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며 낮게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었다.
공시가격 현실화를 반대했던 이들의 재산을 살펴보면 6명 중 3명이 부동산 재산 상위 1~3위였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부동산만 76억,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70억대 부동산 부자다.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만 신고된 부동산 재산이 43억으로 이들 6명 부동산 재산은 평균 33억이다.
경실련은 "소수 부동산 부자들의 세 부담 상승을 이유로 공시가격 현실화를 반대한 것은 자치단체장이 전 국민의 3%대 소수 부동산 부자들의 대변자임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이들이 앞장서 반대한 이유가 본인의 막대한 보유 부동산 재산과 관련 있음이 드러난 게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청장 4명 중 1명은 집을 두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총 6명)다. 다주택 구청장 중 2명은 4채씩, 나머지 4명은 2채씩 보유했다. 1가구 1주택자인 구청장은 12명이다. 집을 보유하지 않은 구청장은 7명이다.
경실련 측은 "분석결과 재산 신고와 공개를 시세가 아닌 공시지가(가격) 기준으로 공개하면서 재산이 축소 공개되고 이들이 챙기는 불로소득도 축소되거나 감춰지고 있다"며 "경실련은 고위공직자의 투명한 재산공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확한 재산공개 및 고위공직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실태 고발 대상을 확대하고, 정부와 입법부 등에 관련법 개정안 마련 및 입법운동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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