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진정되면 문재인 대통령께서 터키를 꼭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부터 35분간 진행한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터키로서는 아주 중요한 초청"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를 방문하시면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차낙칼레 대교로 안내하고 싶다"며 "차낙칼레 대교는 완성시 한-터키 협력의 이정표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사진 = 청와대] |
◆ 문대통령, 터키 찾으려 했으나 코로나19로 연기
차낙칼레 대교는 터키 내 유럽과 아시아 지역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 현수교로, 한국의 SK와 대림이 터키 업체와 컨소시엄으로 건설 중이다. 오는 2021년 완공을 예상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초청에 "저 역시 차낙칼레 대교 건설현장에 꼭 가보고 싶다. 만날 수 있는 날을 고대하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5월 에르도안 대통령의 국빈 방한에 대한 답방으로 올해 3월 터키를 방문하고자 했으나 코로나19 총력대응에 전력하고자 일정을 연기했다. 문 대통령은 방문 연기를 발표할 당시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양해를 구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에 이어 다시 통화하게 되어 반갑다"며 "대통령께서 한국전쟁 70주년 기념행사 영상메시지를 보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6·25 전쟁 4대 참전국인 터키와의 우정을 각별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월 대통령과 통화 시 필수 경제인 교류의 중요성을 말씀드리고 관심을 당부드린 바 있었는데 터키 정부가 국경 통제에도 불구, 우리 기업인들이 예외적으로 입국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터키 정부는 지난 3월 17일부터 모든 국제선 운항을 중단하고 외국인 입국을 제한했다. 그러나 지난 4월 30일 현대자동차 및 협력업체 직원 143명의 입국을 허용한 것을 비롯해 지난 5월 21일과 6월 5일 차낙칼레 대교 건설 인력 16명의 입국을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 "남북연락사무소 파괴 소식 접해…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지지"
문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양국의 코로나19 상황도 공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총선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결과도 성공적으로 끝난 것을 축하드린다"며 "한국이 이끌고 있는 코로나 대응과 대통령의 지도력을 온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터키도 한국처럼 코로나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특히 세계 131개국에 방역 물자를 지원하는 등 보건 협력에서 한국과 함께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터키는 경제 활동과 일상생활 재개를 위해 국가 정상화 조치를 단계적으로 취해 나가는 중이다. 지난 11일부터 한국인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 입국제한을 철폐했고, 24일부터는 터키항공의 인천-이스탄불 직항을 재개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코로나 대응 및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양국 간 긴밀한 경제 협력이 필요하고, 한국의 대(對) 터키 투자가 더욱 확대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양국 화폐를 통한 무역 결재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합 경협 확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2013년 체결된 한-터키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 교역과 투자 증진에 기여해온 점을 평가하고, 양국 경제공동위원회가 조속히 개최돼 상호 관심사를 협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한편 에르도안 대통령은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파괴했다는 뉴스를 접했다"며 "터키는 한국 정부와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을 지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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