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시 관람 풍경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가운데, 작품 설치도 온라인을 통해 이뤄져 시선이 쏠린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아이 웨이웨이, '여행의 법칙', 2017, 강화 염화폴리비닐, 350x560x1600cm, 아이 웨이웨이 스튜디오 소장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20.06.24 89hklee@newspim.com |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국제 미술전에도 차질이 생겼다. 미술 비엔날레와 아트 페어는 연기다 취소를 선택했다. 국내의 경우 해외 유입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공항 입국자의 경우 2주간 자가격리와 전수 검사가 지침이 내려오면서 코로나 사태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전시에 참여하는 해외 작가의 모습은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전시를 갖는 해외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이 걸리는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직접 찾아 작품을 설치하고 설명하는 자리를 종종 가졌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급격히 나빠지면서 해외 작가들은 현장이 아닌 온라인을 택했다. 지난 5.18 민주화 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전시 '메이투데이(MaytoDay)'의 감독인 독일 출신 기획자 우테 메타 바우어도 현재 그가 머무는 싱가포르에서 온라인 화상 전화로 한국 기자들에게 이번 전시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올해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낯선전쟁'에도 호주와 캐나다에서 작품이 오기로 돼 있었지만 코로나 정국에 한국으로 건너올 수 없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24일 열린 '낯선전쟁' 간담회에서 "6.25전쟁 당시 종군화가로 참여한 외국 작가의 작품을 원화로 공개하고 싶었는데 코로나로 운송 수단이 막히는 바람에 작품을 슬라이드 쇼로 대체하게 돼 안타깝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28일 온라인 간담회를 가진 독일 출신의 기획자 우테 메타 바우어 2020.05.28 89hklee@newspim.com |
이번 전시에 참여한 중국 작가 아이 웨이웨이의 '여행의 법칙'(350x560x1600cm)도 온라인 소통으로 전시장에 구현됐다. 구명 조끼를 입은 난민들이 고무보트에 의지한 채 항해하는 모습을 담은 거대한 설치 작품은 전시장을 가득 메우는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데, 작가와 위챗을 통해 실시간으로 채팅과 사진을 주고받으면서 설치를 진행했다. 또한 벽화 작품인 '폭탄'도 작가가 전시 방향을 주면 미술관 측이 직접 인쇄하고 작가에게 샘플을 보여주고 의견을 조율하며 '낯선전쟁'에서 선보일 수 있었다.
코로나 사태로 국가 간 이동에 제약이 생기는 가운데, 미술계 소통 방식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까. 이번 '낯선전쟁'전에 참여한 이수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요즘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과정 자체가 의미 있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이 같은 소통에서 '신뢰'가 더욱 강조된다고 첨언했다.
이수정 학예연구사는 "코로나 여파로 국가 간 사람의 이동은 어려워 졌지만 생각의 이동은 더 가까워졌다"면서 "신뢰가 쌓이면 소통도 가능하며, 이와 같은 협업은 동시대 미술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연결돼 있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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