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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3대 지수의 엇갈린 운명...나스닥 독주 이유는?

기사등록 : 2020-06-2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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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올해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크게 엇갈린 추세를 보이며 격차가 10년여 만에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이에 대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대형 기술주들의 급등이 운명을 갈랐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나스닥 종합주가지수는 13% 상승 랠리를 펼친 반면 블루칩 지수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8.3% 하락했다. 벤치마크인 S&P500 주가지수는 이 둘 사이 중간쯤인 3.1% 하락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이로써 나스닥 지수와 나머지 지수들 간 격차는 1983년 이후 최대폭으로 벌어졌고, S&P500 지수와 다우 지수 간 격차도 2002년 최대치로 확대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두 달만에 다시 문을 연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근무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이처럼 격차가 벌어진 이유는 올해 급등한 성장주들이 나스닥과 S&P500 지수에 특대형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모회사 알파벳, 페이스북 등은 통틀어 나스닥 지수의 약 40%를, S&P500 지수의 20%를 각각 차지한다. 이들 중 다우 지수에 상장된 종목은 애플과 MS 뿐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어지러울 정도의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는 시장의 추세를 파악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경제활동 중단으로 인해 캐터필러와 맥도날드, 페이팔 등 기업들이 순익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기로 하자 주식 가치를 판단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고 있다.

최근 수주 간 경제지표가 개선되기는 했지만, 상당수 투자자들은 여전히 회복세가 고르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며 11월 미국 대선이 다가올수록 시장의 파동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아비바인베스터스의 미국 주식 책임자인 수전 슈미트는 "3대 지수 사이에서 삼각 측량이 필요할 정도"라며 "하나의 지수에만 의존해 시장 동향을 파악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뉴욕증시의 기준으로 작용해 온 지수는 미국 증시 시가총액의 약 80%를 담당하는 S&P500 지수다. 반면 경제 상황에 민감한 우량기업 주식 30개 종목을 표본으로 시장가격을 평균 산출하는 다우 지수는 시장가치보다는 개별 주가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다. 약 2700개 종목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는 대체로 기술주 벤치마크로 통한다.

이 가운데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디지털 트렌드가 가속화돼 상당수 대형 기술주들이 큰 이익을 얻었다. 올해 애플과 MS, 아마존, 알파벳, 페이스북의 주가는 급등 랠리를 펼쳤고, 아마존은 무려 50% 전진했다.

하지만 다른 산업은 디지털 산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S&P500 지수 종목 중 MS와 애플로 대표되는 정보기술(IT) 섹터,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소비재 섹터, 알파벳과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섹터만이 올해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에너지와 금융, 제조업, 유틸리티 섹터는 두 자릿수 하락했다.

S&P500과 다우 지수에서 기술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7% 및 26%로 비슷하지만, 다우 지수의 기술주는 S&P500 기술주에 비해 성장 전망이 밝지 않다. 시스코시스템스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소비지출 하강을 경고했고 인텔은 반도체 부문에서 점점 더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 올해 시스코의 주가는 5.2%, 인텔은 0.1% 하락했다.

D.A.데이빗슨의 자산관리 리서치 책임자인 제임스 레이건은 "다우 지수는 아마존과 알파벳, 페이스북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큰 약점"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아마존과 알파벳 등은 주가가 지나치게 높아 주가지수를 왜곡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다우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도 낮다. 현재 아마존 주가는 2500달러를 넘는 수준에서, 알파벳 A주는 1500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에서 호가되고 있다.

다우 지수는 우량기업 주식 30개 종목을 액면분할 방식으로 산정해 도출되기 때문에, 시장가치와 상관없이 주가가 높은 종목이 지수를 좌지우지하게 된다. 반면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시가총액이 결정하기 때문에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더욱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또한 올해에는 다우 지수의 우량주 30개 중 8개 종목만이 상승했고, 그마저 보잉이 급락하면서 이들이 쌓아올린 오름폭을 모두 날려버렸다. 보잉은 대형 사고 기종인 737맥스 운항 중단과 코로나19에 따른 항공 수요 급감으로 올해 주가가 42% 급락했다.

보잉 추락의 여파로 올해 다우 지수는 약 930포인트를 잃었다. 애플과 MS, 홈디포, 비자, 유나이티드헬스, 월마트, 나이키, 인텔 등이 쌓아올린 1151포인트 중 대부분이 보잉 때문에 증발한 것이다.

올해 들어 산업 종목 비중이 19%에서 14%로 줄어드는 등 보잉의 추락은 나스닥 지수의 구성 또한 변화시켰다. 

다우 지수가 S&P500 지수에 뒤처지는 것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다우 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9일 기록한 저점에서 300% 반등했으나 여전히 S&P500 지수의 363% 반등은 따라잡지 못했다.

인베스코의 수석 글로벌마켓 전략가인 크리스티나 후퍼는 "현재 시장 여건에서는 투자자들이 기술주를 방어 투자 종목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며 "산업주들은 대체로 외면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다우 지수의 구성도 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던트러스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밥 브라운은 "모든 대기업들은 예외 없이 어떤 형태로든 기술 부문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는 수익 차원에서는 좋은 일일지 모르나 향후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로고(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 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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