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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계 미투' 제자 성추행한 현대무용가 2심도 징역 2년 실형

기사등록 : 2020-06-2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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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 이용해 자신이 지도하던 제자 강제추행 혐의
법원 "피해회복 노력 없이 혐의 부인…죄질 나쁘다"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자신이 지도하던 제자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대무용가가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정종관 부장판사)는 26일 오전 10시30분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류모(50) 씨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 yooksa@newspim.com

재판부는 "피고인은 개인 연습실에서 피해자를 4회에 걸쳐 추행했다"며 "이 중 옷을 벗기고 가슴을 만지며 성기 삽입을 시도하는 등 추행의 정도가 매우 무겁고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피고의 범행으로 충격을 받았고, 외부에 사실을 알리고 신고하는 고통을 더해 결국 무용가로서의 꿈을 접었다"며 "그럼에도 피해 회복에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 의사에 반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하는 피고인의 모습에 더 상처를 받은 피해자는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은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초범이다"며 "이런 양형조건을 종합할 때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류 씨가 피해자의 보호감독자로서 자신의 지위와 영향력을 이용해 유·무형의 위력 사용으로 범행에 이르렀다고 봤다. 또 사건 당시 피해자의 거부 의사 표시가 분명히 존재했다고도 인정했다.

검찰의 보호관찰명령 청구에 대해선 류 씨가 성폭력을 재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1심과 같은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와 함께 5년간 보호관찰명령 처분 청구도 유지했다.

검찰에 따르면 류 씨는 2015년 4~5월 자신이 지도하는 학생인 A 씨를 개인 연습실에서 네 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류 씨는 국내에서 최고무용가상을 받고 한국현대무용협회 및 현대무용진흥회에서 이사를 지내는 등 무용계에서 영향력이 있는 권위자로 활동했다.

이 사건은 각계 '미투 열풍'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지켜왔던 무용계에서 최초로 공동행동을 통해 피해자 연대 활동을 이끌어낸 상징적인 사건으로 알려졌다. 무용계는 '무용인희망연대 오롯'을 구성해 류 씨의 성추행 사건을 수면 위로 올렸다.

1심은 류 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 제한 명령을 내렸다.

kintakunte8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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