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KB국민은행이 5억달러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돌연 연기하기로 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제고를 위해 추진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가 확산하며 외화차입 여건이 악화된 탓이다.
일각에선 BIS비율 하락 등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지난 3월 말 기준 BIS비율은 15%로 전기 대비 0.85%포인트 급락한 상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 별관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실시한 가운데 전국의 전 영업점 1,058개를 정상적으로 연다고 밝혔다. 2019.01.08 kilroy023@newspim.com |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당초 올해 2분기 예정됐던 6000억원 규모의 상각형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을 연기했다.
당초 국민은행은 BIS비율 제고를 위해 올해 2분기까지 후순위채를 유럽, 아시아, 미국 등에서 발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쇼크로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며 차질이 빚어졌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선호하며 후순위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감해 발행 가산금리가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순위채는 발행기관이 파산했을 경우 다른 채권자들의 부채가 모두 청산된 다음에 마지막으로 상환받을 수 있는 채권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채권 발행시장 여건 악화가 지속되고 있어 부득이하게 일정을 연기하게 됐다"며 "시장 여건을 모니터링한 후 발행일정을 추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선 후순위채 발행 무산으로 국민은행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국민은행은 이미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기업대출 증가로 BIS 비율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국민은행의 지난 3월 말 기준 BIS비율은 15%로 전기 대비 0.85%포인트 급락했다. 우리은행(-0.58%포인트), 하나은행(-0.44%포인트), 신한은행(-0.37%포인트) 등과 비교하면 하락 폭이 눈에 띈다.
특히 국민은행이 최근 코로나19 관련 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대한 대출을 크게 늘린 점을 감안하면 2분기 역시 BIS비율 하락 폭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의 BIS비율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보인다"고 지적했다.
국민은행은 BIS비율에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 설명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BIS비율 제고를 위해 상반기 두 차례에 걸쳐 원화 후순위채 8500억원을 발행했다"며 "외화유동성 이슈 역시 현재 외화LCR이 110% 이상으로 관리되는 등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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