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뉴스핌] 남효선 기자 = 상습적인 구타와 폭행 등 가혹행위로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로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인 고(故) 최숙현 선수의 메시지가 알려지지면서 철저수사를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제기되는 등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경주시 체육회가 최 선수의 전 소속팀인 경주시청 직장 운동부 감독 A씨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연다.
경주시 체육회는 2일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감독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열어 고 최숙현 선수와 관련된 진술을 청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북 경주시청사 전경[사진=뉴스핌DB] 2020.07.02 nulcheon@newspim.com |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남,여 선수 각 5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체육회는 인사위원회를 통해 선수와 감독에 대한 임면과 해고 등 징계권한과 함께 사안이 중대할 경우 사법기관에 고발까지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주시 체육회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의혹을 남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고 최숙현 선수는 지난달 26일 새벽 부산 소재 숙소에서 자신을 괴롭힌 전 직장 운동부 감독 등에 대한 죄를 밝혀달라는 짧은 메시지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했다.
고 최숙현 선수는 자신의 어머니와 나눈 SNS메시지를 통해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고 적은 뒤 세상을 떠났다.
이같은 안타까운 사연은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이 지난 1일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용 국회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경기협회, 경북체육회, 경주시청, 경주경찰서 그 누구도 고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며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들의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청와대 게시판에 오른 고 최숙현 선수 관련 철저수사 촉구 국민청원[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쳐] 2020.07.02 nulcheon@newspim.com |
고 최숙현 선수의 사연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가혹행위 철저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이 등장했다.
2일 오전 10시 현재 관련 청원에는 1만6930명이 동의하며 철저수사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트라이애슬론 유망주의 억울함을 풀어주시기를 바랍니다'는 제목의 청원에는 "지난 26일 23살의 어린 선수가 그 꿈을 펼쳐보기 전에 하늘에 별이 되어 떠났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할 일이 남았습니다.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메시지에 나온 '그 사람들'의 죄를 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면서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관계자들을 일벌백계 하고 최숙현 선수의 억울함을 풀어주십시오"라며 철저수사를 촉구했다.
청원은 "참되고 바르게 지도해야할 감독과, 함께 성장하고 이끌어 주어야할 선배, 선수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팀닥터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슬리퍼로 얼굴을 치고 갈비뼈에 실금이 갈 정도로 구타하였고 식고문까지 자행했습니다. 참다 못해 고소와 고발을 하자, 잘못을 빌며 용서해달라는 사람이 정작 경찰조사가 시작되니 모르쇠로 일관하며 부정하였습니다. 최숙현 선수는 이런 고통과 두려움 속에 하루하루를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관행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고 있는 폭언과 폭력을 근절하고, 고통받고 있는 젊고 유능한 선수들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간청했다.
nulche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