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미래통합당이 38조원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3일 만에 처리하겠다고 나선 더불어민주당에 "책임지라"고 일갈했다.
통합당은 오는 3일 통과될 3차 추경안에 대해 '졸속 심의'라고 비판하며 3차 추경안 통과를 위해 열리는 본회의에 불참할 전망이다. 통합당은 이와 함께 박병석 국회의장이 소속 의원들을 상임위원회에 강제배정한 것에 대해서도 단독 선출이 무효임을 확인해달라는 내용의 권한쟁의심판을 지난 1일 헌법재판소에 청구했다.
다만 당내 의원들의 희망 상임위를 받은 통합당은 다음주 초 상임위 명단을 제출하고 본격적인 국회 활동에 들어갈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3차 추가경정예산안 중 더불어민주당이 증액을 제기한 13개 지역사업 관련 자료를 들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7.02 kilroy023@newspim.com |
◆ 통합당 "국회가 대통령 출장소인가…與, 추경 심사 연기 제안도 거절"
통합당은 여권이 오는 3일 통과할 예정인 38조원의 3차 추경안에 대해 '졸속 심사'라고 맹공격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3일 만에 35조라는 것은 하루에 10조 이상 혈세를 심의없이 청와대 앞잡이로서 통과시키는 것"이라며 "오죽하면 참가했던 정의당조차도 심사가 아니라 무심사라고 했다"고 맹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3일에 반드시 통과시켜야 할 이유는 없다"면서 "일주일이라도 더 심사해서 제대로 하자는 제안도 거부당했다"고 덧붙였다.
통합당은 민주당에 오는 11일까지 추경안 심사를 연기하면 추경안 심사에 참여하겠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통합당의 제안을 거절했다. 통합당의 한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35조원이라는 국민의 세금도 엄중하고 냉정하게 심사해야 되는 것 아닌가. 심지어 거기다 지역구 예산을 끼워넣었다"며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통합당 의원은 3차 추경안 통과를 위한 국회 본회의 대응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불가피하게 보이콧을 하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이 숫자를 내세워 일방적인 의사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저희로서는 불합리하다는 입장밖에 낼 수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의 원 구성 발표에 대한 비판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20.06.29 kilroy023@newspim.com |
◆ 박병석 의장 사과 공식 요구 "상임위 명단 내기 전 강제배정 사과해야"
"대화·타협 않는 민주당, 입법 투쟁할 밖에"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상임위 복귀 시기는 다음 주 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지난달 15일 법제사법위원장 등 6개의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며 통합당 의원들을 상임위에 강제배정한 바 있다. 이후 지난달 29일에는 11개의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며 통합당 의원 103명을 상임위에 강제배정했다.
통합당은 일방적으로 상임위에 강제배정한 것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하는 한편, 박병석 국회의장의 사과를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상임위 명단(보임계)를 내겠지만 그 전에 박병석 국회의장이 통합당 의원들을 강제배정한 것에 대한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당은 상임위에 합류하면 치열하게 입법투쟁을 펼칠 계획이다. 통합당의 한 의원은 "입법투쟁이라고 하는 것은 정부의 정책 실정을 저희가 속속히 밝히는 것과 저희가 생각하는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 저희가 생각하는 국가가 지향해야 할 비전 등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저희가 위원장을 가져왔더라도 민주당이 숫자의 힘으로 밀어붙이면 의미가 없다"며 "민주당은 합법적이라고 하면서 계속 극단적인 전술을 쓰고 있다. 견제받는 대통령도 그분들이 깼고, 결국 민주주의도 함께 무너졌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화하지 않고, 타협하지 않고, 합의하지 않는 민주당에 저희들은 국민들과 함께 입법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며 "냉정하게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할 것은 제시하는 것이 국민들이 저희를 뽑아준 뜻이 아닌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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